낙태후 약물을 주사해 태아를 숨지게 한 의사에 대해 법원이 살인죄를 인
정, 기존 낙태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박용규 부장판사) 는 14일 미성년자를 포함
한 미혼 여성들에게 불법 낙태시술을 하고 인터넷으로 낙태를 유도한 혐의
(살인,업무상촉탁낙태 등) 로 구속기소돼 징역 7년이 구형된 서울 강남 J산
부인과 원장 박모(51) 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
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도 분만후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숨진 아이가 낙태 당시
임신28주나 된 정상적인 태아였고 낙태후 울음까지 터뜨린 점에 비춰 살인
죄를 인정할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산부인과 인터넷 홈페이지의 상담 게시판을 통해 임신 5개월
된 미성년자가 낙태 상담을 하자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하는 등 여러차례
에 걸쳐 인터넷으로 낙태를 유인한 것도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의 낙태 방법이 널리 퍼진 관행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집행유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박 피고인은 지난 2월 임신 28주째인 S(23.여) 씨에게 낙태시술을 한 뒤 낙
태된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자 주사기로 약물을 주입, 숨지게 하고 병원 홈
페이지 상담 게시판을 통해 33회에 걸쳐 낙태를 유도하는가 하면 미성년자
등 57명의 낙태수술을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