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노인문제를 '선 가정보호 후 사회보장'이라는 유교적인 정책
에서 벗어나 사회안전망을 통해 보호받아야 할 시기에 접해 있다. 개인주의
가 팽배한 서구 선진국의 경우 일찌감치 국가차원에서 노인복지에 힘을 기
울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노인복지 예산비율이 0.3%에 불과할 정도로 사실상 국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자식의 도움없이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직업을 갖거나 풍족한 예금 또
는 연금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65세이상 노인이 직업을 갖기란 특정 전
문분야가 아니고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연금도 현재 추세라면 타는 사람이 늘어나 고갈우려를 안고 있고 충분한
혜택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예금이자도 제로금리에 가까워 노후대비용으로
는 부적합하다.
 결국 고령인구 전체가 빈곤에 시달리게 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따라서 노인문제 전문가들은 개인 스스로 민간보험과 기업연금등 사적 부
문을 통해 노후안전망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노인에게도 일자리를 제
공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대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현행 55세로 규정된 정년을 60세로 연장해 고령인력을 활용하고 고령
자 고용촉진법도 개정, 300인이상 사업장은 전체근로자의 3%이상을 55세이
상 고령자를 취업시키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노인의 노동시장 참여는 소득보장에 따른 빈곤해소와 자아실현및 사회참
여기회를 제공한다는 다목적카드이다.
 OECD는 고령화에 대비, 국가차원의 전략적 틀을 ▲조기퇴직방지 ▲공공부
채 비율축소 ▲퇴직후 소득원개발등에서 찾으라고 권고했다.
 우리나라도 경로당활성화, 노인공동작업장, 고용알선센터운영 등 백화점
식의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땜질식 임시처방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관련 노인문제 전문가인 박형규(43·강남대 노인복지 강사)씨는 “노
인복지와 고령화 문제를 다룰 국가연구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면서 “저
소득층에 대한 생계유지차원의 공적부조와 함께 실버산업을 육성, 행복추구
권을 누릴수 있는 사회 안전망구축에 대한 예산을 늘리는 방안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단계”라고 촉구했다.
 일부전문가는 노인복지세 신설과 노인복권발행등의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
으며 노인 1천만명시대를 대비, 현재의 노년유권자 연맹을 확대개편해 압력
단체로 거듭날 수있는 계기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전문가들의 고령사회 준비의견과 함께 선진국의 노인복지정책 벤
치마킹도 중요하다.
 먼저 자립형 노인복지로 고령사회를 준비하고 있는 일본도 고령화사회
(7%)에서 고령사회(14%)로 넘어가는데 불과 2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 70년대부터 고령자 '개호(介護)정책'을 펼쳐 불우계
층뿐만 아니라 욕구발생 전계층을 상대로 노인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개호란 심신장애자·병자등에 대한 일상적 서비스를 의미하며 수발 간병
보호등도 포함돼 우리나라의 간호개념보다 범위가 넓다. 세계 최장수국답
게 일본은 지난 95년 제정된 고령사회 대책기본법에 의거 신개호시스템을
확립했다.
 재택복지정책과 더불어 지난 5년간 9조엔이상을 투입해 '골드플랜' 정책
을 펼치고 있다. 후생성과 대장성 주도로 펼치는 신골드플랜은 기존의 홈헬
퍼, 주간보호, 단기보호등의 목표를 상향조정하고 노인방문간호 스테이션
의 신설등 서비스간의 연계를 도모하고 있다.
 이밖에도 24시간 응급 홈헬퍼보급, 그룹홈, 치매노인대책의 종합적 실
시, 복지용구개발, 보건복지인력 양성시설정비, 케어하우스, 실버하우스 관
리등 주택대책에도 정열을 쏟고 있다.
 복지천국으로 불리는 스웨덴은 67세까지 일하도록 규정을 바꾸고 노인의
일자리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지만 61세부터 지급되는 연금을 받기위한 조기
퇴직바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금을 포함한 지난해 사회보장예산은 2천830억크로나(1크로나=약 125원)
로 정부예산대비 14.2%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노인복지에 대한 재정투자
규모가 큰 편이다.
 고령인구 4%만이 가족또는 친척과 동거를 하고 있어 노인정책은 철저하
게 공설기관에서 실시된다. 정부는 입법과 규제의 정책적 판단만 하고 21개
주는 각각 병원치료만 전담한다. 289개구(區)는 독자적으로 세금을 걷고 주
택 사회보장 보호등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각 구는 독자적으로 고령홈서비스, 그룹홈, 홈헬프서비스등 다양한 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가장 특징적인 것은 치매환자들처럼 같은 병에 걸린
노인 6~8명을 한곳에 모아 의료인들이 돌보는 그룹홈이다. 전국에 2만여곳
이 운영중이다.
 캐나다 밴쿠버 사우스그랭빌 노인센터는 낮에는 노인들이 여가를 즐기는
공간이지만 오후 7시 이후에는 극장으로 활용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