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는 스스로 불빛을 내는 특성때문에 오래전부터 신기한 곤충으로
인식됐다. 또 개똥벌레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우리 민족에게는 매우 친
근한 곤충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반딧불이를 일컫는 말이 지역별로 90
여개에 이르는데 평택이나 충북 단양, 청주 등지에서는 '개똥벌레', '개똥
벌래'라고 불렸고 전북 무주나 경남 진주등지에서는 '반딧불', 함경도에서
는 '까치불', '까리까리박박'이라는 애칭이 사용됐다. 황해도 곡산지역 주
민들은 반딧불이를 '고개빤드기'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불렀다.
 반딧불이는 갖가지 이름만큼이나 우리 전설과 속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전설=옛날 한양 교외에 이씨성을 가진 갑부에게 숙경이라는 이쁜 딸이
있었다. 어느 봄날 순봉이라는 젊은 총각이 숙경을 보고 짝사랑을 하게 됐
으나 천한 신분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 상사병으로 죽게
됐다. 죽기전에 “낮이나 밤이나 날수 있는 무언가가 되어 숙경이 곁에 있
겠다”고 말한 순봉이는 반딧불이가 되어 숙경이 곁에 남을 수 있게 됐다.
 ●속담=밀이나 보리를 키우는 그루밭 여기저기서 반딧불이가 많이 날아다
닌다는 뜻으로 '그루밭 개똥불 같다'라는 속담이 있다. 또 '개똥불로 별을
대적한다'라는 속담은 작은 불빛으로 대상도 모르는 큰 불빛과 싸우려고 하
는 어리석은 짓을 비유한 것으로 '달걀로 바위치기'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
다.
 ●속언='개똥벌레가 높이 날면 바람이 불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바
람이 강할 경우 나는 힘이 약한 반딧불이는 높이 날 수 없기 때문에 조상들
이 반딧불이를 보고 날씨의 변화를 예측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딧불이를
누에를 기르는 잠실에 풀어놓으면 쥐가 얼씬 못한다'라는 속언은 사람이 도
깨비불 보고 놀라듯이 반딧불이 때문에 누에를 잡아먹으려는 쥐가 놀라 도
망칠 것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