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왕따, 위험수위넘었다.
 학교가는 것을 겁내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늘고 있다. 중·고교에서만 있는 줄 알고 있는 왕따의 시작은 초등학교부터다. 친구들로부터 8개월동안 왕따를 당했던 초등학교 6학년학생이 자살을 기도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본보는 초교왕따문제의 올바른 접근을 위해 그 실태와 당국의 대처와 한계, 전문가 진단 등을 3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4학년까지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모범생이었던 5학년 김모(11)양은 지금의 학교로 전학와서 '왕따'와 '생까'를 동시에 당하더니 지금은 학교를 가는것 조차 겁내고 있다.
짝꿍은 김양이 모범생이라며 왕따시키더니 급우들에게 왕따학생과는 어울리지 말라는 생까까지 시켜 지금 김양은 친구들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돼있다.
김양부모는 왕따학생 10여명을 집으로 초대해 선물 등을 주며 “친구들간의 우정은 영원하다”며 친하게 지낼 것을 권했지만 족쇄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다.
승가원산하 삼전종합사회복지관이 최근 180명의 왕따피해학생들을 연령별로 조사한 결과 만10세미만 어린이가 전체 13%(23명)에 이르고있어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하는 왕따의 시발이 초등학교임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대검찰청이 작년 9월부터 3개월간 왕따신고전화를 분석한 자료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신고전화 174건중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21%(48명)가 넘을 정도로 초교왕따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임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왕따어린이들은 괴롭힘을 당하지 않으려고 △심부름하기 △숙제대신하기 △가방들어주기 등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자존심때문에 이러한 것조차 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치료를 받기도 하고 심하면 자살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삼전종합복지관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특정어린이들에게 이루어지는 왕따현상을 학교에서는 쉬쉬하면서 덮어버리거나 가해어린이의 반성문쓰기정도로 덮어두고 있는 등 지나치게 형식적이어서 상담교사가 있는 중·고등학교와는 달리 쉽게 노출되지 않은 채 해당학생들에게 두고두고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한다.
6학년 자녀를 둔 주부 김모(36·제과점)씨는 “매일 맞고 들어오는 아이를 위해 학교측에 왕따를 해결해달라고 몇차례 요구했으나 쉬쉬하는 분위기여서 직접 나섰다”면서 “왕따시키지 말라고 친구들에게 빵을 주고 있는데 이렇게 해서라도 왕따가 근절된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호소했다.
90년대 중반부터 중·고교학생들사이에 확산돼 이제는 일반적인 현상으로까지 돼버린 학교내 집단따돌림 현상, 이 문제의 해결은 초등학교부터라는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은 지금 우리모두가 반드시 귀담아 들어야할 현실적 과제다. <과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