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게이트’와 ‘정현준 게이트’를 재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일 MCI
코리아 소유주 진승현(陳承鉉)씨에게서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로비 청탁과
함께 1억4600여만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정
성홍(丁聖弘·52) 전 국가정보원 경제과장을 구속했다.
정 전 과장은 진씨와 함께 지난해 4·13총선 당시 정치권에 선거자금을 지
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정 전 과장의 새로운 혐의가 드러난 것을 계기
로 검찰 수사가 정관계 로비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또 민주당 김방림(金芳林)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을 입증할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과장은 지난해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진씨에게서
“금감원의 열린상호신용금고에 대한 조사 무마 등 MCI코리아가 기업인수
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
은 혐의다.
정 전 과장은 처음에는 서울의 P호텔 주차장에서 현금 5000만원을, 다음에
는 같은 호텔 커피숍에서 10만원권 수표로 50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전
했다.
정 전 과장은 또 지난해 4월 진씨에게서 받은 MCI코리아 법인 카드로 11월
까지 158차례에 걸쳐 4600여만원을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정 전 과장이 실제 압력을 행사해 진씨 소유 회사에 대한 금
감원의 조사를 막았는지와 정 전 과장이 진씨에게서 받은 돈의 사용처를 조
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MCI코리아 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가 정 전 과장에게 빌려줬다고
진술한 4000만원은 이번에 진씨가 정 전 과장에게 준 것으로 드러난 1억
4600여만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정 전 과장이 진승현 게이트 수사가 끝난 3월 시가 10억원대
의 100평형 호화빌라에 5억여원의 전세금을 주고 입주했으며 이 빌라가 유
명 여배우 김모씨 명의로 등기돼 있는 사실과 관련해 자금 출처 및 소유 관
계, 여배우 김씨와 정 전 과장의 관계에 대해 조사중이다.
정 전 과장이 입주한 빌라는 유명 여배우 김씨 명의로 등기돼 있고 김씨는
정씨가 입주한 직후 근처의 다른 고급빌라로 이주했다.
정 전 과장은 3월1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P빌라 B동 201호에 입주했다. 인
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빌라는 시가 10억원대에 거래되고 있으
며 정 전 과장은 3월 입주했다”며 “영화배우 김씨는 3월까지 이 빌라에
서 살다가 300m 가량 떨어진 S빌라로 옮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정 전 과장이 살고 있는 빌라에 대해 99년 10월 소유권 이전 등기
를 마치고 지금도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옮기지 않고 있다.
정 전 과장은 이 빌라로 이주하기 전에 주소지를 서울 강남구 도곡동 50평
형 우성 캐릭터 199 오피스텔에 두고 있었으며 이 오피스텔은 현재 정 전
과장의 부인 명의로 등기돼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