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요즘 '류머티스'라는 말이 그렇게 생소하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주변의 환자로부터 또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심심찮게 류머티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었을 터이니 말이다. 그러나 류머티스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사실 의료인들조차도 류머티스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류머티스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많은 분들이 아마 손가락이나 손목, 팔꿈치가 보기 흉하게 구부러지고 무릎이 아파 꼼짝 못하는 병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 병은 의사의 입장에서 정확하게 부른다면 '류머티스관절염'이다. 류머티스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넓은 뜻을 갖고 있다. 즉 그것은 관절을 비롯한 근골격계에 생기는 각종 질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는 위에 말한 류머티스관절염 외에도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건선관절염, 통풍, 루푸스, 경피증, 피부근염, 다발성근염, 쇼그렌증후군, 베체트병, 혈관염, 골다공증, 섬유근육통 등 100가지가 넘는 질병들이 포함된다. 이중 몇몇 병들은 천명이나 만명에 하나 혹은 둘 이하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지만 이와 달리 건강한 사람들도 흔하게 경험하는 근육통이나 인대질환, 요통도 류머티스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류머티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아주 흔한 건강 문제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류머티스라고 널리 쓰이지만 원래 정확한 표현은 '류머티즘'이다. 류머티스는 류머티즘의 사투리쯤 된다. 류머티즘은 '류마'라는 말로부터 나왔다고 알려져 있다. 류마는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쯤부터 서양에서 쓰던 말로서 '흐르는 물질'이라는 뜻이다. 즉 옛날 서양에서는 류머티즘을, 류마라는 흐르는 물질이 온 몸을 돌아다니다가 관절 부위에 쌓여서 생기는 병이라고 이해했던 것이다. 재미있게도 고대 서양의 이런 생각은 우리 몸에 돌아다니는 '기'가 막히면 병이 된다는 동양의 전통 의학 개념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관절질환에 대한 이런 이해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그것은 하나의 관절이 아프다고 그 관절만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백한주 (가천의대 류머티스내과 교수)>백한주>
류머티스가 뭔가요?
입력 2001-12-03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1-12-03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