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겨울방학이다. 오는 20일이후 초·중·고교가 일제히 방학에 들어간다. 겨울방학은 보내기에 따라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무기력'의 일상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부모와 학생 모두 겨울방학 보내기를 고민해야 할 시간이 됐다.
방학중에 엄마와 아이의 전쟁(?)이 극에 달해 “빨리 개학이나 했으면…”하고 바라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늦잠에 불규칙한 식사시간, 비디오 몇편 보고, 자기처럼 일없는 친구 찾아 전화돌려 밤거리를 헤매는 일상. 지켜보는 부모나 잔소리에 지친 자식이 '웬수'가 되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한달 보름의 겨울방학은 '짧거나 길고' '행복하거나 불행하고' '소중하거나 소비적이다'. 겨울방학을 아이들의 성장판으로 만들 계획이 필요한 이유다.
# 초등학생
초등학생의 겨울방학은 바쁘다. 수많은 사교육 일정이 학교수업 만큼이나 빼곡하게 차있게 마련이다. 안양 평촌에 사는 주부 P(37)씨는 방학을 앞두고 초등학교 2, 3학년인 남매의 겨울방학 프로그램을 짜느라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목욕탕에서 만나는 또래 학부모들의 대화를 엿듣다 보면 내가 이러면 안되지 하는 생각에 초조하다는게 고민의 원인이다. “글쎄, 500만원을 들여 캐나다로 영어연수를 보내느니, 그래도 영국이 낫지 않겠냐느니 이런 말 들어보세요. 엄마 입장에서는 '그럼 우리 아이는'이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지요.”
그러나 교육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방학은 아이들의 방학이지 부모의 방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리하게 부모의 사교육 일정을 강요해선 안된다는 조언이다. 학습지에, 영어과외에, 각종 악기레슨, 기타 운동프로그램등으로 아이들의 겨울방학을 채워놓고 만족한다면 그건 부모의 겨울방학이다. 물론 그렇게 하고도 불안해 한다면 더 할 말이 없지만.
경기도교육청 이문기 장학사는 초등학생의 겨울방학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방학중에는 통제없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라고 말한다. '몰입의 시간'을 통해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만한 성취는 없다고 한다. 초등학교가 자율과제를 실시하는 취지도 여기에 있다.
물론 학습부진 아동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더 중요하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것은 금물이고, 뒤처진 학습을 보충해 주는 선에서 아이가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해주는게 중요하다. 공부든 취미활동이든 꾸준히 하면 잘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스스로 확인하는 것만큼 중요한 교육은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체험공간이 필요하다. 벌써 부터 각종 겨울방학 캠프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듯, 아이들의 체험활동을 서비스하는 곳은 많다. 문제는 아이들의 눈높이와 재능, 성격에 맞는 프로그램을 고르는 일이다. 부모가 아이들의 평소 생활을 충분히 고려해 각종 캠프정보를 취합한 다음 자녀들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함께 부모들과 정기적으로 함께하는 가족체험 시간을 갖는 것도 아이들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겨울방학은 또 아이들의 심신을 고쳐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하도록 준비시켜 주는 기간이다. 평소 앓고 있던 질환이나 또는 친구들의 심한 놀림을 유발할 수 있는 비만 등 신체적인 고민은 가능한한 해결해주어야 한다. 이와함께 겨울방학내내 친구들과 연락이 없는 아이는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내성적인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친구들로 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아이에게는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왕따' 등 심각한 문제라면 담임선생님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반드시 문제를 풀어야 한다.
# 중고등학생
방학이 오히려 잔인할 수 있는 중·고생에게는 철저한 자기계획이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공부의 중압감에서 벗어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맞기도 틀리기도 한 조언이다. 어차피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부족한 공부를 해야 할 시간이고 공부외에 다른 진로를 모색하려는 학생에게는 자신의 진로를 찾기위한 진지한 모색의 기간이기 때문이다.
공부가 먼저인 학생은 자신이 취약한 과목을 보충하고 자신있는 과목은 심화시키는 학습계획표를 짜야 한다. 특히 고교생들은 방학전에 진학지도 교사와 상담후 학습계획의 기초를 조언받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경쟁을 처음 경험했던 중1생들중 성적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겨울방학은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공부에 영 자신이 없는 학생들은 이번 겨울방학을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중학생의 경우 실업고의 동일계 대학진학의 길이 열린 점등
게임도 실컷하고… 할머니댁도 가고… 기다리던 겨울방학 '한달 보름' 알차게…
입력 2001-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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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0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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