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족을 얻게돼 너무 기쁩니다. 성철이가 반듯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여생을 보낼 생각이에요.”
수원지검(정충수 검사장)과 수원지역 범죄예방협의회(변상현 회장·이하 수원범방)가 전국 최초로 위원가족과 불우청소년 가족간의 '가족결연'을 성사시킨 '청소년을 위한 희망의 가족결연대회'행사가 열린 8일 오후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3층 대회의실.
범방위원인 은수길(61)씨와 자매결연을 맺은 올해 수원S초등학교 6학년인 여성철(12)군의 입가에는 시종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여군은 3년전 부모의 이혼으로 편모 슬하에서 지내고 있다. 성격이 남달리 밝았던 여군은 부모의 이별 이후 말과 웃음을 잃었다.
세류2동 단칸셋방에서 생활하는 성철군은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파출부와 막노동일로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아지면서 소외감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조차 기피해 '왕따'취급까지 당했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은위원은 이같은 사정을 전해듣고 여군과의 가족결연을 자청해 지난달 성철이와 첫 만남을 가졌다.
팔순이 넘은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은위원은 슬하의 5남매중 3남매를 출가시킨 보수적인 집안의 가장이다.
“성철이를 처음 볼 때 친손자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밝고 건강하게 커야 할 아이의 얼굴에 그늘이 가득한 것을 보고 노부모님까지 가슴 아파해 만장일치로 새가족으로 받아들였다”며 “성철이의 재롱에 집안에 생기가 돌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이날 결연대회 행사장을 빠져나오며 은위원에게 '할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다가서는 성철군의 표정에는 굶주렸던 정을 한꺼번에 받아 기력을 회복, 해맑은 웃음으로 가득차 있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수원범방 산하 14개지구 범방위원들과 청소년 가족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 권선지구 은위원 가족과 성철군 가족간의 결연등 총 142쌍의 새가족이 탄생했다.
수원지검과 수원범방은 지난 98년 결식아동과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청소년을 대상으로 범방위원간 1대1 개인결연을 벌여와 지난 4년동안 1천128명의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했다.
"이제 외톨이 아니예요"
입력 2001-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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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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