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청소년은 카톡에 중독되고
질 높은 정보는 찾기 쉽지 않아
정보 환경에 대한 환호보다
우려의 소리 더 많이 쏟아져…
정보를 얻고 고르고 추적하며
올바른 습관 갖추는 법 배워야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한두 방식이 사회적 소통을 독과점하던 시대는 지났다.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소통 방식이 다양해지자 사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처지에 맞추어 그 다양함에 몸을 맞추어 간다. 그 결과 다양한 집단들이 자신들에 맞는 소통 방식을 택해 즐기고 있다. 하지만 각 집단별 소통 방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방향성은 존재한다.

우선 즉각적 소통을 선호한다는 공통성을 지닌다. 저녁 시간에 벌어진 사건을 아침에서야 접하게 되는 그런 일은 이미 과거가 되고 말았다.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그에 맞추어 자신의 대응을 준비하는 일은 상식에 속한다. 이를 세상사에 대한 즉각적 반응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휴대 전화 혹은 인터넷은 24시간 열려 있어 쉴 틈 없이 발신음을 내며 우리를 바깥 세상과 접속케 해주고 있지 않은가.

특정 정보를 취한 다음 그를 더 자세히 추적해 상세함을 취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한 매체에 의존하지 않고 상세함을 위해 다른 정보원으로 이동하는 일을 수시로 벌인다. 정보 인프라가 그같이 상세함을 취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상호보완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여 상세 정보를 취하는 것이다. 덕분에 고급한 정보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공통된 방향성도 빠트릴 순 없다. 과거 글로벌, 전국, 지역, 동네 소식으로 쪼개져 입수되던 정보들이 이젠 한꺼번에 서로 얽혀서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눈만 크게 뜨면 우리 생활과 연관된 그 폭넓은 정보를 일망타진하듯 취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도 가까운 곳으로 느낄 만큼 폭넓은 정보에 노출되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시골, 도시 구분 없이 차별받지 않고 폭넓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이론상으로는 과거와는 다른 정보 세상에 살고 있다. 누구든 깊이 있고, 폭넓은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접할 수 있는 조건 속에서 살고 있다. 외양으로 보아 정보 사회에 대한 예측이나 기대처럼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깊은 속내를 보면 다른 일들이 벌어진다. 세상은 달라진 정보 환경에 대한 환호보다는 우려의 소리를 더 많이 쏟아내고 있다. 카톡에 청소년들이 중독되고 있다는 한숨소리, 식구 간 대화보다는 기기와의 대화가 많아졌다는 우려, 정보 홍수를 감당하기 위해 보내야 하는 노력과 시간이 너무 많다는 불평, 질 높은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호소….

기대와 예측과는 달리 경험 세계에서 나오는 불만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론이나 기대보다 경험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를 대지만 그 답으로 '정보 학습'이란 용어를 가져오는 전문가가 많다. 정보를 얻고, 고르고, 추적하며, 올바른 습관을 갖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보와 관련해서도 학습이 선행하거나 뒤따라야 함을 강조한다.

학교, 사회 교육에서 그 같은 주장에 수긍하며 공명하듯 나서고 있다. 각급 학교에선 미디어 교육이란 교과목으로 학습을 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학교를 이미 떠난 이들을 위해선 사회 교육의 일환으로 그를 행하는 곳이 생기고 있다. 경기도내 여러 지자체에서도 이 같은 정보 학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프라와 프로그램 구축에 나섰다. 미디어 센터 혹은 영상 미디어 센터 등의 이름으로 교육을 실시하거나 착수한 곳이 늘고 있다.

수원, 성남, 고양, 이천 등지의 (영상) 미디어 센터에서는 주민들에게 이른바 정보사회를 즐길 능력을 전달하고 있다. 어린이들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온 가족을 위한 정보 교육을 행하기도 한다. 정보 기술에 이끌려가는 객체가 아니라 그를 이끌고 갈 주체를 만드는 교육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민들의 정보 근육을 점검하고 키워주겠다며 생긴 곳들이다. 봄 나들이 삼아 정보 근육을 단련해 정보 사회의 봄날을 만끽해 보길 권한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