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강화에서 공격모드 전환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정책
업계 신규 투자 부담 덜어줘


부동산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신규 분양 '성적표'에 건설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 유망 택지지구 및 신도시를 중심으로 첫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들의 성공 여부가 올해 분양시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주택협회가 17일 69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분양계획은 모두 13만5천55가구로 지난해 12만9천870가구에 비해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

이 중 경기도는 21개 건설사가 참여해 41개 사업장에서 총 3만2천869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비해 400가구 늘어난 수치다.

인천시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어 3개 업체에서 3천825가구를 분양키로 했다.

이와 관련 주택협회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내놓은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건설사들의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데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위례와 동탄2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서 중소형 건설사들의 신규 분양물량이 이른바 '완판'되면서 건설사들의 공사 참여의지를 자극했다.

특히 올해 경인지역내 신규 분양계획을 보면 한동안 자취를 감추는 듯했던 중견 건설사들의 분양시장 진출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우림건설, 동문건설, 이수건설, 서해종합건설, 신안, 우미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 침체로 한동안 내실 강화에만 집중해 온 중견 건설사들이 공격 모드로 전환하고 나섰다.

신안은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리베라2차' 644가구를 분양하고, 경남기업은 '동탄2신도시 경남아너스빌' 아파트 34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동문건설은 평택 신촌지구 1천850가구와 수원 인계동 392가구 분양에 나서고, 이수건설은 평택시 팽성읍에 944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유승종합건설은 인천시 남동구 구월 보금자리지구 860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호반건설도 송도 5공구에서 1천834세대 대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다.

한국주택협회 박수헌 기획홍보팀장은 "지난해의 경우 건설사들이 계획했던 당초 물량의 70% 수준에 머물렀다"며 "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건설사들이 올해는 회복세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분양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자 수년간 천덕꾸러기 토지로 전락한 공공주택 용지가 최근 들어 새 주인을 만나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LH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83만5천㎡ 면적에 1조4천여억원 규모의 공공주택 용지가 팔려나갔다. 이는 전년 동기(33만㎡)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3~4년 넘게 장기 미매각 토지로 남아있던 고양 삼송지구와 용인 서천지구가 이스터건설과 현대엠코에 각각 판매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토지매각이 늘고 있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며 선투자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성철·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