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양한 국민안전대책을 내놓으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른바 '정부 3.0비전 프로젝트' 발표 이후 경찰은 정부가 지향하는 수요자 맞춤형 치안서비스에 부응하기 위해 현장에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적극 운영하고 있다. '정부 3.0'이란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공유하고 부처간 기능간 칸막이를 없애 소통·협력함으로써 국정과제에 대한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창조 경제를 지원하는 새로운 정부 운영 패러다임을 말한다. 곧 모든 행정서비스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뜻이다.

1046년, 스물여덟살에 고려의 11대 왕이 된 문종은 화려한 즉위식이 끝난 후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문종의 눈에 금칠이 된 화려한 용상이 들어왔다. "지나치게 화려한 의자로구려" "황금의자는 대대로 왕께서 앉으시던 것입니다" "화려한 의자에 앉는다고 왕의 권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오!" 젊은 왕은 화려한 의자를 치우고 소박한 의자로 바꾸라고 명령했다.

문종은 새로운 법을 공표하였다. "사형 판결은 신중하게 내려야한다. 반드시 세 번 심문을 하여 혹시라도 억울하게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 또 죄인을 심문할 때는 세 명의 조사관이 심문을 하게 하라. 그러면 한 사람이 심문할 때보다 죄가 있는지 없는지를 더욱 신중하게 가릴 수 있을 것이다." 문종의 이러한 개혁 정책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것은 왕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백성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 즉 백성과 함께 동고동락하겠다는 통치자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눈높이 치안활동이란 지역 주민이 원하는 주민 중심 치안활동을 의미한다. 즉 실적 중심의 치안활동에서 벗어나 시민 개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시민과 함께 소통하며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안 시책을 수립하여 시민이 공감하고 안심할 수 있는 치안활동을 말한다. 특히 '안전'과 '행복'이 국정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면서 당연히 그 중심에는 경찰이 있다. 이에 우리 경찰도 4대 사회악, 민생침해범죄 척결, 법질서 확립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여전히 국민들이 체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눈높이 치안활동의 답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현장이다.

우리 경찰은 사회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확보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묵묵히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무리하게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들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겠다는 의지로 밖으로 나가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현장으로 달려가자. 우리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은 바로 그곳, 현장에 있다.

/주상봉 용인동부경찰서 경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