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지긋한 성인의 장르로 여겼던 '트로트'가 새로운 감각으로 변신해 시청자에게 찾아온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엠넷 음악 버라이어티쇼 '트로트 엑스'제작발표회에서 김기웅 국장은 "펑펑 울다가도 막 웃을 수 있는 극과 극의 매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김 국장은 이어 "오래전부터 좋은 트로트 가수 분들을 모시고 제대로 된 트로트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앞으로 트로트를 가장 재미있는 1등 음악 장르로 만들고싶다"고 강조했다.

'트로트 엑스'는 트로트 장르 가수와 비(非)트로트 가수가 '트로듀서(트로트+프로듀서)' 역할을 맡아 일반인, 연예인 참가자들과 팀을 짜 서로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트로트 진영에서는 태진아, 설운도, 홍진영, 박현빈이, 비트로트 진영에서는 박명수, 유세윤, 아이비, 뮤지가 출연해 진영 별로 한 명씩 모여 총 네 개의 '트로듀서팀'을 구성한다.

음악과 예능의 균형을 위해 비트로트 진영은 예능 프로그램 진행 경험이 많은 출연자를 섭외한 점이 눈에 띈다.

최근 가수 비와 '비진아' 합동 무대를 꾸며 화제가 된 태진아가 프로그램의 맏형으로 나선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박명수와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버전 '동반자'도 선보일 예정이다.

태진아는 "비진아 활동도, 박명수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도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막상 끝내니 쉽고 재밌었다. 트로트는 역시 전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다음에는 엑소와 콜라보를 해보고 싶다(웃음)"고 말했다.

이어 "트로트에 무엇인가 곱하는(엑스) 다양한 합동 무대가 이뤄질 것"이라며 "눈물, 감동, 스릴, 사랑, 예능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설운도도 "방송국을 통틀어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이 2~3개 밖에 없다"며 "30년간 노래하면서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에둘러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프로그램이 트로트 음악 활성화와 세대간 소통의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젊은이들이 트로트를 접하고 사랑하게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현빈은 "10년 가까이 막내로 활동하고 있다"면서, 홍진영도 "시간이 갈수록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줄어든다. 프로그램에서 후배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트로트 음악의 대중적 무관심에 대한 아쉬움과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함께 표출했다.

박현빈은 "홍진영씨는 프로그램과 잘 안 어울린다. 심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 장윤정 누나가 와야 했는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들과 함께하는 참가자로는 트로트를 사랑하는 프랑스 꽃미남 청년, 아이돌 그룹 달샤벳의 수빈, 밴드 레이지본, 가수 정일영, 이성욱 등이 예정됐다. 재주 많은 일반인 참가자도 다수 등장한다.

프로그램에서 트로듀서들은 참가자의 무대를 보고 선택해 팀을 구성한다. 이렇게 짜인 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승부를 가려 최종 우승팀을 뽑는다. 팀을 이뤄 승자를 가리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같은 채널의 '보이스 오브 코리아'와 흡사하다.

총 12주간 방송되며 마지막 2회는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우승팀에는 5억원 상당의 혜택이 주어진다.

나이나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뽑아져 나오는 구성진 목소리가 주는 의외의 재미, 장르적 한계로 저평가받아온 무명 트로트 가수의 순수한 노래 실력이 주는 감동이 제작진이 노리는 우선적인 시청 포인트로 보인다.

제작진은 "기존 트로트와 록, 힙합, 댄스, EDM 등을 결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국장은 "음악과 예능이 접목된 새로운 포맷의 가족 뮤직 버라이어티 쇼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