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희망을 안고 시작된 2001년도 어느덧 저물어간다. 한해가 언제 지나갔는 지도 모르는새 임오년(壬午年) 말띠 해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올해도 세인들을 놀라게 한 사건들은 여전히 발생했다. 새해엔 즐겁고 희망찬 일들만 일어나기를 기대하면서 올 한햇동안 일어난 경인지역의 중요사건들을 정리해본다.〈편집자 주〉
지난 5월16일 오후 10시30분께 광주시 송정동 대학입시기숙학원인 예지학원에서 화재가 발생, 꿈많은 청춘 8명이 숨지고 25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육효율을 높이기 위한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공부 강박증에 시달리던 학원생들에게 발생할지도 모를 돌발사고를 막기위해 설치된 쇠창살 때문에 탈출구가 없어 사상자가 속출할 수 밖에 없었던 어처구니 없는 인재였다.
경찰은 화재원인을 잘못 버려진 담뱃불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대학 합격이란 지상과제를 추구하는 뒤틀린 입시위주의 교육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회 교육위는 사고직후 교육부 관계자들을 불러 재발 방지책 등을 집중 추궁하며 화재사고를 공교육 붕괴와 연계,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주문하는 등 부산을 떨기도 했지만 수능난이도 조절 실패로 극심한 눈치지원이 빚어진 2002학년도 입시현장을 바라볼때 정작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
단지 화재발생에 따른 책임을 물어 학원장과 허위공문 작성및 직무유기 등으로 관련 공무원 등 4명이 구속되고 강원강사 등 6명이 불구속입건 됐을 뿐, 기숙학원에 대한 소방법이나 관련법조차 개정되지 않은 채 외지에서 비명횡사한 청춘들의 죽음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예지학원의 화재는 입시 위주로 비뚤어져만 가는 우리의 교육현실과 안전 불감증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예지학원들을 양상, 또 다른 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는 교훈을 일깨워 준 불행한 사고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01 10대 사건사고] 쇠창살에 막힌 비상구 비뚤린 입시교육 '화근'
입력 2001-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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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1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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