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중국과 미국계 합작회사인 LOCZ코리아가 제출한 카지노업 사전 심사 청구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려 카지노 사업을 승인했다. 이 회사는 인천 영종도 내 미단시티에 7천400억원을 투자해 2018년까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 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과거 정부가 외국계 카지노 허가 여부를 놓고 부정적 입장을 취했던 것에 반해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측면에 무게를 두고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 있는 영종도는 거대 인구가 밀집한 중국 일본 등으로부터 몇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카지노의 최적지로 평가받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버금가는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 카지노를 짓겠다는 해외 카지노 자본은 LOCZ코리아뿐이 아니다. 일본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서너 개의 회사들도 카지노 사전심사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문광부의 사전심사위 심의 결과 발표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조성을 애타게 바라고 있던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도시공사에는 더없는 호재가 됐다. 특히 미단시티 사업을 총괄하는 인천도시공사는 토지미분양으로 인한 사업리스크가 크게 저감되고 투자유치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공사는 추진 중인 관광사업 활성화 및 인천관광산업 발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된다면 당장 기대되는 것은 고용 창출이다. LOCZ코리아 측은 공사 기간 중 8천여명의 신규 고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조트 직접 고용 인원도 2천100명 이상 될 것이라고 한다. 회사 측은 또 2020년 기준으로 8천900억원의 관광수입이 창출될 것으로 봤다. 개장 후 10년 정도 지나면 직접세수효과도 연간 1천270억원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지노 허가를 찬성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외국 기업에 대한 카지노 허가로 제2의 싱가포르 효과
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2010년 복합리조트 2곳이 문을 열며 관광객이 20% 증가했고 관광수입은 47% 많아졌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영종도와 송도, 제주도 세 곳을 의료와 레저, 엔터테인먼트 복합 지역으로 조성하는 한국판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기대가 가능한 것은 중국 관광객 덕분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전 세계에서 카지노에 가장 많은 돈을 쓴다. 마카오는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7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허가 기준을 완화하면서까지 카지노를 유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난 여론과 함께 영종도가 자칫 카지노 천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떨칠 수가 없다. 현재 영종에만 파라다이스 카지노가 이전해와 운영 중이며, LOCZ와 유니버설 등 해외 자본이 다 들어올 경우에 영종도는 인천공항을 둘러싼 카지노 섬이 될 것이 자명하다.

인천시는 카지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할 수는 있어도 수조원 대 자금이 투입되는 복합리조트 조성 사업이 만약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았을 경우의 부작용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내국인 출입을 법으로 차단한다고 해도 이미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재산 탕진,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위한 영주권 위조 등의 문제를 막는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도박은 각종 범죄와 가정 파탄, 도박 중독자 양산 등과 같은 부작용을 낳는다. 강원랜드에서 도박 치료예방을 위한 상담을 받은 인원이 지난 13년간 5만명, 도박으로 인한 직간접적 자살자는 최근 6년간 48명에 이르고 있다. 또한 환경오염 문제 등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사안들이 얼마든지 불거질 수 있다.

카지노 사업이 당장은 경제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의 소중한 재산이 자칫 후세에 좋지 못한 쪽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카지노 정책은 지역개발과 경제 활성화에만 초점을 맞출게 아니라, 카지노가 경제·사회·문화·환경 등에 끼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접근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이창운 인천YMCA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