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국내 최초의 관광형 인도교를 설치하는 이 사업을 성사시켜 지역 대표 랜드마크로 활용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문화재심의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해 고심에 빠졌다.
그동안 3차례나 문화재심의위원회로부터 부결 및 보류 판정을 받은 이 사업은 다음번 문화재심의위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할 상황이다.
20일 여주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경기도 지원 특수시책사업으로 신륵사관광지에 관광형 인도교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완료하고, 오는 2016년말까지 96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륵사 관광지와 맞은편 금은모래유원지 일대를 연결하는 길이 420m 폭 3m의 인도교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신륵사 인도교가 설치되면 한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부각돼 여주 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3차례의 문화재심의위원회 현상변경 심의에서 거듭 부결(1·2차) 및 보류(3차) 판정을 받으면서 벽에 부딪혔다.
문화재 심의위원들은 문화재가 산재한 신륵사 바로 인근에 인도교를 놓을 경우 경관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인도교의 위치를 현재 설계에서 수백m 위쪽 또는 아래쪽으로 옮길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륵사에는 보물 제180호로 지정된 신륵사 조사당을 비롯해 신륵사 다층석탑(보물 제225호), 신륵사 보제존자석종(보물 제228호) 등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만 8개가 자리해 있어 문화재심의위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사업은 실현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잇따라 2차·3차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를 올렸던 여주시는 결국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마지막으로 인도교의 위치와 관광효과 등을 저울질하며 고심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소극적인 입장에 머물렀던 신륵사측을 설득해 불교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이 사업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시 관계자는 "신륵사와 금은모래유원지를 곧바로 잇는 인도교를 설치해 관광객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문화재심의위측이 요구하는 위치로 설계를 바꿀 경우 관광객 유치효과를 거둘 수가 없어 난처한 상황이다"며 "신륵사 및 불교계의 협조를 받아 사업을 면밀히 검토, 수개월 내에 최종안을 만들어 문화재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여주/박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