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김황식 전 총리(오른쪽)와 정몽준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외당협 정례모임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자신들의 단점을 최소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단기 경선 레이스에서 승리하려면 자신의 강점을 알리는 것만큼이나 상대 주자와 유권자에게 약점노출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23일 현재 당내 경선(4월30일)까지는 불과 38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선 캠프의 진용을 갖추고 TV토론회와 합동 연설회에 대비해 공약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경선 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정몽준 '연설', 김황식 '연령' 약점 보완 노력 = "정을 몽땅 준 사람, 정몽준입니다."

최근 대중 강연을 할 때면 정 의원은 이렇게 자신의 이름으로 지은 삼행시로 인사를 건넨다.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는 것이지만, 대중 연설에 약한 점을 극복하려는 전략과도 무관치 않다. 대중 연설에 약점이 있다는 것은 캠프 내에서도 부인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 동안 이뤄지는 연설에서 당원을 단번에 휘어잡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참모진의 고민이다. 경선 규칙 수립 과정에서 권역별 4차례의 순회 연설회를 반대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 때문에 수시로 전직 방송인 출신들로부터 연설의 강약과 제스처 등에 대해 특별 '과외'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후보간 토론회 방식은 7선으로서 오랜 의정 활동을 거치면서 콘텐츠가 풍부하기 때문에 자신 있다는 게 정 의원 측의 설명이다.

또 다른 후보나 기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소맥'(소주·맥주를 섞어 마시는 술), '치맥'(치킨 안주에 맥주) 제안을 종종 하는 것은 재벌 기업가라는 일부의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 버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총리의 보도자료에는 자신의 캐리커처와 함께 '황식이형'이라는 마크가 찍혀 있다.

상대적으로 연령이 많은 게 김 전 총리의 취약점이다. 또 대법관, 감사원장, 총리를 지내 다소 '고리타분'한 관료형 인물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이를 깨고 젊은 층에 파고드는 데 애를 쓰는 것이다.

최근에는 머리도 검은색으로 염색하고, 시력이 좋지 않은 탓에 두꺼운 안경 렌즈도 압축해 쓰는 등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기자들과 '햄버거 미팅'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 코디네이터가 김 전 총리의 스타일에 변화를 주려 자택을 찾아 의상을 살펴봤더니 겨우 정장 네 벌로 '돌려 입기'를 하고 있어 당황했다는 후문이어서 앞으로 드레스코드의 변화도 관심을 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여성 경제전문가라는 강점을 앞세워 벌써 'LPG 안전 대책', '세운상가 철거 자리에 3만평 도시 공원' 등 굵직한 정책 공약을 발표하며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나도 대한민국 아줌마'라는 표어로 여성 표심도 자극하고 있다.

◇캠프에 외부 인사 속속 합류 = 정 의원은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자신의 핵심 공약을 공개하는 '비전선포 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용산개발이나 뉴타운 사업 재추진 등과 같은 서울 시정에 대한 구상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철 전 의원이 캠프의 총괄 역할을 담당하고, 안효대 의원과 정양석 전 의원이 최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호진 전 CBS 기자와 이수희 변호사가 공동 대변인 체제를 구축하고, 윤덕수 전 KBS 앵커가 방송이나 토론회 준비를 맡고 있다.

김 전 총리 측은 이성헌 전 의원이 총괄본부장역으로 선거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KBS 기자를 거쳐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허용범 동대문갑 당협위원장이 돕고 있다. 유성식 전 총리실 공보실장이 대변인을 맡고있다.

김 전 총리의 광주제일고 선배인 윤원중 전 의원은 특보단장으로 뛰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 전 총리는 오는 24일 정식으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매일 시리즈로 공약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최고위원의 캠프에는 강인섭 김호일 윤한도 전 의원, 홍순호 전 육군대장 등이 측면 지원하고, 정인봉 전 의원이 실무 총괄역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