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 사이에 휴대폰이 없다고 '왕따'를 당하는가 하면 내기수단으로까지 이용되는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휴대폰의 폐해가 초등학교까지 확산되고 있다.
17일 도내 일선 초등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휴대폰을 이용한 게임과 문자메시지 보내기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 휴대폰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3~4학년은 학급당 7~8명, 고학년의 경우 반에서 절반이상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수업시간에도 여기저기 전화를 걸거나 휴대폰을 갖고 있는 친구끼리 '동아리'를 만들어 휴대폰 없는 친구들을 왕따시키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는 점.
수원시 팔달구 영통동 윤모씨는 지난달 아들(11·Y초등학교)이 갑자기 학교 가기 싫다며 이틀이나 결석, 담임교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휴대폰이 없어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울며 겨자먹기'로 휴대폰을 사줘야 했다. 윤씨는 “초등학생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휴대폰을 사준다는 게 사치로만 여겨졌으나 왕따를 당한다는 것을 알고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휴대폰을 이용한 내기도 번지고 있다. 휴대폰을 소지한 친구들끼리 동시에 특정 학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가장 빨리 답장메시지를 받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으로, 평소에 관심이 있던 여학생에게 '사귀자. 방과후 만나자'는 등의 문자를 전송한 뒤 답장을 받지 못한 남학생이 내기에서 이긴 친구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는 식이다. 수업시간에도 이같은 엇나간 '놀이'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지만 교사들은 “사적인 교제관계라 간섭하기 어렵다”며 속수무책이다.
한 초등교사는 “부모들이 아이가 걱정된다며 사준 휴대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할 명분이 없어 수업중 사용만 제재할 뿐”이라고 말했다.
초등교 교실 휴대폰 공해
입력 2001-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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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1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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