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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전 제주대 사학과 교수는 2014상반기 인천시민인문학강좌 첫번째 강연에서 이어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방공식별구역 갈등에 대해 강의했다.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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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분쟁 가능성…동아시아 평화유지 방법 찾아야
2014 인천시민 인문학강좌 상반기 과정이 시작됐다. 이번 상반기 과정의 주제는 '동아시아의 영토분쟁 어제와 오늘, 그리고…'이다.
오늘날 세계는 민족·종교·이념 등의 이유로 영토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닌데, 특히 한·중·일 및 러시아,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문학강좌는 동아시아 지역 영토분쟁의 과거사를 살펴봄으로써 현재적 의미와 향후의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편집자주
제주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떨어져 있는 외딴 섬, 이어도. 사실 이어도는 국제법상 영토의 개념이 되는 섬이 아니라 파도가 심하게 치면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암초다. 이 작은 암초가 지난해 말 동아시아 국제사회 갈등의 중심에 섰다.
지난 18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린 첫번째 강좌에서 김동전 제주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동아시아 방공식별구역과 이어도 해역 갈등'에 대해 강의했다.
이어도는 1900년 영국상선 스코트라(Socotra)호가 항해하던 중 발견한 바닷속 암초로 처음엔 발견한 배의 이름을 따 '스코르타 암초'라 부르게 됐다.
이 암초는 이후 1984년 제주대학교 탐사팀에 의해 공식 확인됐고, 제주도 사람들이 이상향으로 여긴 전설의 섬 '이어도'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2001년 국립지리원이 '이어도'로 공식 이름지었다.
우리나라는 이어도가 영토는 아니지만,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대상이라 2003년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하는 등 실질적으로 지배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23일 중국이 서산다오에서 247㎞ 떨어진 이어도를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키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방공식별구역이란 군사·안보상 항공기를 식별해 무력대응할 목적으로 설정한 공중구역이다. 영공은 아니지만, 허가없이 이 구역을 비행하는 항공기에 대해선 무력대응이 가능하다.
여기에 중국은 일본과 해양영유권 분쟁이 있는 센카쿠열도까지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켜 아시아 지역의 갈등을 넘어 세계분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김 교수는 "방공식별구역은 영토·영공과는 무관하지만, 경제적·해양과학적·군사적으로 중요하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한·중·일 3국의 주된 관심사다"라며 "앞서 1969년 일본이 먼저 자국 영토에서 279㎞ 떨어진 이어도를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켰지만, 우리나라는 이어도가 국제법상 영토도 아닌데다 독도 문제로 불똥이 튈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해 쟁점화시키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마저 이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자,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8일 이어도를 포함한 새 방공식별구역을 발표한다.
이어도가 한·중·일 3국의 방공식별구역에 모두 포함된 것이다. 그러면서 이어도는 동아시아 국제사회 갈등의 한 요인이 됐다.
김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동아시아의 갈등을 예견만 할게 아니라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싸우고 갈등하자는 게 아니라 한·중·일이 평화로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할 때다"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번째 강좌에서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의 허구성에 대해 강의한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