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 부동산 시장은 이제 막 시작된 봄처럼 겨울의 찬 기운을 털어내고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미분양 아파트가 새 주인을 찾기 시작했고,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던 중대형 평형 아파트의 가격은 오름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는 이른바 '바닥론'이 힘을 얻으면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매매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건설사들은 택지를 매입해 신규분양에 적극 나서면서 토지시장마저 꿈틀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명 '지난해에 비해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발표된 전월세 선진화 방안에 따라 매매 심리가 다소 위축된 현재 상황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시장 변화는 실수요자들이 얼마큼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 조영훈 대한주택건설협회 경기도회 이사(대광ENC 대표이사)


예전에는 건설사들이 신규 공급을 하면 사지 않아 미분양으로 남아돌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대나 투자가 아닌 실수요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곳에 분양하면 실패하지는 않는 분위기가 퍼져 건설사들이 택지를 선별해 분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다.

■ 윤영식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최근까지 부동산 거래량도 늘고 가격도 오르는 등 본격적인 회복기로 접어드는 양상에 있었다. 지난 5~6년간 침체기를 겪어 사람들 심리도 위축돼 있는 상태였는데 이 위축된 심리를 올리려 애써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달 발표된 전월세 선진화대책은 '언밸런스'였다.

앞으로의 상황은 정부 정책에 달려 있어 지난 전월세 정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앞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

■ 김명섭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수원 영통구지회장

최근 늘어나고 있는 매매거래는 전세가 상승에 따라 매매로 갈아탄 것으로 지난해 8월 발표된 취득세 면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부양책이 이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부동산 정책은 타이밍이 제일 중요한데, 부동산 시장이 한층 살아나는 분위기속에 바람직하지 않은 한 수를 둔 상황이 아쉬운 부분이다.

■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인천지역은 공급 과잉으로 침체를 맞았던 시장이 올 들어서 수요자를 찾으며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 코오롱글로벌, 대우인터내셔널 등 대기업이 송도로 이전했거나 이전 계획을 갖고 있어 올해 시장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청라지구를 중심으로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있다.

최근 카지노 호재가 낀 영종지역의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제3연륙교 미착공, 기반시설 미비 등이 먼저 해결돼야 고착화된 부동산 침체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성철·김명래·권순정·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