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혜경(36·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씨는 연초 불어닥친 채식 신드롬에 몸살을 앓다 예전 밥상으로 돌아왔다. 채식이 좋다기에 식탁에서 고기를 없앴는데 조금 지나니 채식이 안 좋다는 보도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성장기 자녀를 생각해 채식을 포기했지만 허둥댔던 자신에게 짜증도 나고 매스컴에 손해본 느낌도 들었다.
 건강한 식단, 지침은 없을까? 아주대병원 영양팀 최선정 과장은 “정상인 기준으로 한 끼에 탁구공 1개 크기의 육류(또는 생선 1토막), 두부 4분의1모, 달걀 1개, 기름 1찻숟가락 그리고 채소는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명쾌하게 말한다. 채소는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이 없고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며 열량이 거의 없는 알칼리성 식품이라는 것. 어육류의 산성을 중화해 체액을 약 알칼리로 유지시키며 잘 계획된 채식은 비만, 변비, 당뇨, 고혈압, 심질환 등 질병개선에 도움이 된다.
 채식이 필요한 사람은 고단백·고지방 식품을 주로 섭취하고 술·담배에 절은 성인층. 한마디로 사업가와 직장인 등 회식 자리가 많은 직업군이다. 이들은 곡류와 야채류가 조화된 채식을 '일정기간'하면 신체와 장기를 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먹는 것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만약 '채식주의자'가 되더라도 달걀과 우유를 먹으면서 식품 상호간의 보족(補足)효과를 고려해 식단을 짜야 한다. 우유가 필요한 것은 채소속의 칼슘(Ca)이 수산과 결합돼 있어 흡수가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시금치로는 1㎏을 먹어야 하는데 우유는 모든 식품중 가장 칼슘흡수율이 좋다.
 채소는 조리방법에 따라 영양의 손실을 막고 흡수를 좋게 할 수 있다. 수용성 비타민이 많은 채소는 칼을 대거나 삶거나 데치는 것 모두 비타민을 잃는다. 샐러드가 좋은 것은 그런 까닭이다. 당근의 베타카로틴은 기름이 있어야 몸에서 흡수되므로 삶는 것보다 기름에 살짝 볶는 것이 좋고, 무와 함께 요리할 때는 무의 비타민C를 파괴하지 않게 살짝 삶아 넣으면 된다. 토마토는 완전히 빨갛게 숙성해야 제기능을 발휘하는 식품. 상온에서 숙성시킨 뒤 냉장보관하고 물러터져 먹기 힘들면 소스로 요리해 섭취해도 좋다. 푸른 채소는 최대한 색을 보유토록 조리하고 삶을 때는 뚜껑을 연채 살짝 데친다.
 채식을 잘못하면 생명을 잃는 수도 있다. 최 과장은 “간장·신장 질환자는 채소의 포타슘 성분 때문에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며 채식을 시작할 때는 반드시 의사·영양사와 상의할 것을 당부했다. 포타슘이 많은 채소·과일은 갓 고춧잎 근대 늙은호박 당호박 머위 물미역 미나리 부추 시금치 쑥갓 아욱 양송이버섯 죽순 참취 쑥 멜론 바나나 참외 천도복숭아 키위 토마토 말린과일 등이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피해야 하는 사람은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청소년, 칼슘·철분 등 각종 영양분이 많이 필요한 임신·수유부, 뼈가 약해지고 양분 흡수력은 떨어지는 노년층이다. 특히 폐경기 여성은 칼슘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데 비해 흡수율은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에 우유를 꼭 먹어야 한다. 유당불래증(유당을 분리하는 락퇴이즈가 없어 흡수가 안되는 사람)이 많은 동양인을 위해 '락토우유'가 개발돼 있다. 체중조절이 긴급한 비만아 역시 성장발육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등의 공급을 위해 적정량의 어육류, 기름이 꼭 필요하며 그 이외의 식품을 채소류로 돌려야 한다.
 올바른 식생활이란 공자말씀 같지만 규칙적 시간에 자연식품을 골고루 적당량 싱겁게 해서 가족과 즐겁게 먹는 것이다.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비만, 성인병 예방에 중요하다. 표준체중 산출법은 여성은 키(m)×키(m)×21, 남성은 키(m)×키(m)×22로 계산한다. 키가 160㎝인 여성은 1.6×1.6×21=53.8㎏이 표준체중이다.
 식생활과 관련해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은 각 지역 보건소, 병원 내과·가정의학과이며 대한영양사협회(http://www.dietitian.or.kr) 영양클리닉에서는 올바른 식습관과 비만관리법, 질환별 식이요법 등을 게재해놓고 온라인 상담도 해준다.

◆ 사상체질 특성과 좋으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