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고교의 신입생을 뽑기 위해 실시되는 고입 선발고사가 올해 수원과 성남 등 평준화가 적용되는 5개 지역 모두에서 응시자수가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은 물론 비적용지역 학교들도 상당수 정원미달사태를 빚는 등 '선발'시험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특히 대학 정원의 3%를 실업계 출신으로 충당하는 실업고 활성화 대책이 발표된 이후 많은 성적 우수학생들이 실업계로 몰리고 있는데다 대입 내신성적 반영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명문고'선호도도 떨어지고 있어 교육계 일각에서는 '선발고사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실시된 2002학년도 경기도 고등학교 신입생 선발고사 결과, 평준화 적용지역중 모집 정원 1만220명인 수원지역에서 1만148명의 수험생이 응시, 정원에 72명을 채우지 못했다. 9천940명을 모집하는 성남지역 역시 9천583명만이 응시해 357명이 미달했고 안양권도 모집정원 1만1천410명에 867명이 모자란 1만549명만 응시했다. 고양과 부천지역도 각각 모집정원보다 250명, 332명이 미달됐다.
비평준화 지역 고교들도 전체 139개 학교 중 용인 S, J고와 남양주 T, D고 등 10여개 학교가 정원보다 50명이상 미달되는 등 모두 63개학교가 미달사태를 빚었다.
또 올해 도내 중학졸업예정자는 11만7천367명(7월기준)인데 반해 내년도 고교 신입생 정원은 11만9천160명으로 중졸자의 고교 수용률이 103%에 달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교육관계자들은 고입선발고사가 선발시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만큼 내신 등으로 전형방법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수용률이 100%를 넘는 상황에서 지원학교에 떨어진 학생들도 후기나 미달학교 추가모집으로 전원 합격이 가능한만큼 선발고사를 존치시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도교육청은 “올해의 경우 비적용지역에서 적용지역으로 지원한 학생수가 예년보다 크게 줄고 실업고 지원학생이 많아 미달사태를 빚었다”며 “중학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선발고사 폐지는 곤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