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규제 프리(FREE) 추진'을 선언했다. 경제 활성화와 투자 유치를 가로막는 내·외부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하겠다는 것이다.

'규제 개혁 1호'로 송도 커낼워크에 조성된 쇼핑 스트리트인 NC큐브에 지붕을 씌우는 과제를 내세웠다. ┃관련기사 3면

커낼워크 NC큐브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처음으로 광역 상권을 타깃으로 작년 8월에 완전 개장한 쇼핑 스트리트다.

송도주민이나 인천시민뿐 아니라 수도권 서부권역의 쇼핑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 개장 후 '피크기'에는 주말 하루 동안 3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곳을 방문한 쇼핑관광객은 NC큐브, 센트럴공원, 더샵센트럴파크 상가에도 발걸음을 해 경제 파급 효과가 높았다. 문제는 지붕이었다.

비 또는 눈을 막을 천장이 없어 날씨가 흐릴 때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기기 일쑤였다. 한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한파도 쇼핑스트리트 활성화의 걸림돌이었다. NC큐브를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지붕을 설치하려 했지만 규제 법령에 막혀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집합 건물 소유·관리법을 보면 지붕을 씌우는 것과 같은 공용부분을 변경할 때 전체 상가 소유권자의 75%, 상가 면적에 따른 의결권의 75%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현재 커낼워크 상가의 4분의 3가량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어 의결권 조건을 충족했지만, 법이 정한 만큼의 소유권자 동의를 얻지 못했다.

커낼워크를 개발한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자사 보유분 수십실을 이랜드리테일에 임대했는데, 이 경우 NSIC의 상가 소유권은 1인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커낼워크 개별 상가 소유자 가운데 이랜드리테일과 임대 계약을 맺지 않은 이들 상당수가 지붕 설치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커낼워크 전체 상가 353실 중 100실 가량은 NC큐브가 아닌 개인 소유자가 이용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구분 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또는'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으로 관련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송도국제도시 NC큐브의 지붕 설치는 상권 활성화의 핵심 사항이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인천경제청은 자체 규제 10건은 이달 중에 개선하고, 중앙 규제 20건의 완화를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날 규제개혁 선포식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김성진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규제라는 것이 불빛과 같아 규제만 바라보면 덫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다"며 "규제만 보지 말고 수요자 눈높이에 맞춰 여러 시도를 하면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