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꼭 2개월 남겨 놓은 지난 4일 경기도 과천의 선거관리위원회 선거정보도서관을 찾아 역대 인천시장 선거에서 후보들이 어떠한 공약을 내세웠는지 들여다봤다.
■ 1995~1998, 인천 발전과 위기 극복
제1대 시장 선거는 1995년에 있었다. 지방의원 선거를 치르긴 했지만, 단체장 선거를 치르는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만큼 '지역적 자존심'을 지키고 '인천 발전'을 염원하는 유권자의 기대와 관심이 컸다. 이 시기 후보자들의 선거공보물은 지역의 자존심을 찾고, 동북아의 주역도시로 만들겠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관선 시장(1993.3~1994.9) 재임시절 인천대를 시립화시켰던 최기선(민자당) 후보는 '인천 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시장'이라며 '1등 도시 인천을 위한 선택'이라고 자신을 알렸다.
최 후보와 경쟁 관계를 형성했던 신용석(민주당) 후보는 인천 토박이론을 강조하며 '인천 자주 선언'을 통해 정부와 대등한 지방정부를 만들고 '지방도시 중 경쟁력 제1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강우혁(자민련) 후보는 '인천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슬로건으로 '인천의 짠물맛이 어떤 것인지 보여줄 때'라며 활기찬 국제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제2대 시장 선거는 국내 외환위기에 따른 IMF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기였다. 자연히 후보자들의 공약도 '위기 극복'에 맞춰졌다.
최기선(자민련) 후보는 '외국자본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IMF 국난 극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IMF 위기를 이겨낼 힘 있는 경제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선 자신이 당선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선거에 나선 안상수(한나라당) 후보는 '경영시장이 필요하다'며 '기업은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고, 김용모(국민신당) 후보는 실업자 구제책 강화, 중소기업 회생 금융지원 확대 등을 통해 'IMF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두 차례 선거에서 모두 최기선 후보가 당선돼 2선에 성공했다.
■ 2002~2006, 성장과 개발
한일월드컵이 열린 해 진행됐던 제 3대 시장 선거의 화두는 '성장'이었다. 당시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시기였다.
송도를 기반으로 동북아시아의 중심도시 인천을 만들겠다는 안상수(한나라당) 후보와 박상은(새천년민주당) 후보를 필두로, 신맹순(녹색평화당) 후보도 동북아시대를 주도하는 대인천 건설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김창한(민노당) 후보와 김영규(사회당) 후보는 각각 '노동자여 단결하라',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슬로건으로 이들 후보와 경쟁했다.
제4대 시장 선거에선 '구도심 개발'이 공약의 주류를 이뤘다. 경제자유구역처럼 구도심을 개발하겠다는 것이었다. 안상수(한나라당) 후보는 가정오거리, 제물포, 주안, 부평 역세권 도시 재생사업 등 10개 권역의 뉴타운 조성, 역세권 상권부활 등이 주된 공약이었다.
최기선(열린우리당) 후보 역시 연간 5천억원의 시 예산으로 구도심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신경철(민주당) 후보와 김성진(민노당) 후보는 각각 골목상권 활성화와 중소·향토기업 지원 등을 내세우며 이들 후보와 맞섰다.
3~4대 선거에서는 안상수 후보가 잇따라 당선돼 역시 2선에 성공했다.
■ 2010, 무상복지의 등장
제 5대 시장 선거에선 '무상복지' 공약이 등장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사회적인 화두가 반영됐다. 송영길(민주당) 후보는 '1등급 친환경 복지도시 인천'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첫 아이 출산장려금 지원, 무상보육 전면 실시, 초·중학교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안상수(한나라당) 후보 역시 모든 초등학생에 대한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영유아 서민 무상보육 단계적 확대 등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김상하(진보신당) 후보는 '서민복지도시 건설'을, 백석두(평민당) 후보는 1개 동 무상 공립 유치원 운영 등을 공약했다.
■ 2014, ?
제6대 선거가 이제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새누리당에서는 유정복·안상수 예비후보가 경선을 실시해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이에 맞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송영길 현 시장과 문병호 의원이 후보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신창현 통합진보당 인천시당 위원장과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 등도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고 있다.
여야에서 누가 최종 후보가 되어 본선에 나서든지, 이번에도 복지와 개발 문제가 주요 공약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