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딱 그짝이다. 학생과 교육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에서 분리시켜 놓은 교육감 선거가 정치인들의 선거보다 오히려 더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도교육감 출마자는 모두 13명이다. 이 중 8명은 보수 성향의 후보로, 4명은 진보, 1명은 중도 후보로 분류된다. 또 후보들 중 일부는 출마과정에서부터 교육적 순수성이 없어 보이는가 하면 그동안의 개인적 활약(?) 역시 교육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사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출마자들은 제각각의 성향별 진영에 등록을 해 일원이 됐고, 소속(?) 진영별 단일후보를 만드는 데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출마자들은 경기교육을 이끌 핵심공약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딱 '잿밥'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4년간 경기교육을 이끌 수장에 도전하면서, 아무런 계획조차 없는 것이다.
출마자들은 입을 모아 "아무리 좋은 정책도 당선이 되지 못하면 시행할 수 없고, 당선이 되려면 단일후보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는 변명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구체적인 공약도 없는 출마자들이 함께 치러질 정치인들의 선거에 업혀(?) 당선만을 위해 억지로 매달리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특히 대부분의 출마자들은 현재 상대 진영의 후보를 직접으로 공격하거나, 직전 교육감의 핵심정책을 비난 또는 옹호하면서 자신의 성향을 알리는 데만 급급하다. 이러한 모습이 아무런 준비없이 '등 떠밀려서' 또는 '만만해 보여서' 출마를 하곤 했던 구세대 정치인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보인다. 교육에 대한 고민과 열정보다는 개인적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 흉해 보이기까지 한 이유다.
교육감은 정치인이 될 수 없다. 훗날 도지사와 러닝메이트제가 돼도, 교육부지사제로 제도가 바뀌어도 정치인은 될 수 없다.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교육이 포퓰리즘이나 정치적 성향별 교육정책에 휘둘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마음 편히 학업에 열중하며 즐겁게 학창시절을 보내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이러한 고민들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라야 하는 출마자들이 단일후보 또는 당선에만 급급해 상대 진영 또는 후보를 비난하는 데에만 시간을 쏟는 것은 시간낭비일 수밖에 없고, 또 그런 교육감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눈에도 바람직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김대현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