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연재가 6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리스본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개인종합·볼·곤봉·리본 금메달을 목에 걸어 4관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음악과 조화를 이룬 연기력이 꼽혔다.
지난 시즌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이 바뀌면서 표현력과 음악과의 조화가 중요해져, '표현력의 강자'로 인정받는 손연재는 여러모로 유리한 위치에 오른 것.
손연재는 올 시즌 후프 종목에 맞춰 출 음악으로 루드비히 민쿠스(오스트리아)의 발레 '돈키호테'의 곡을 골랐다.
볼 종목 음악으로는 러시아 작곡가 마크 민코프의 피아노 선율이 돋보이는 차분한 분위기의 연주곡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가 채택됐다.
곤봉 종목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흥겨운 파트리지오 부안느(이탈리아)의 곡 '루나 메조 마레'를 썼다.
리본 종목의 새 음악으로는 이국적인 풍의 '바레인'이 선택됐다. 손연재는 올 시즌 작품들에 대해 "발레 음악을 좋아해 후프는 클래식한 발레 곡으로 택했다"며 "볼에서는 좀 더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곤봉에서는 발랄하고 신나는 모습을, 리본에서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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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연재 4관왕.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가 리스본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개인종합에 이어 볼·곤봉·리본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6일(이하 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대회 볼 종목별 결선에서 17.500점을 받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17.400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메달을 들어 보이는 손연재. /포루투갈협회 페이스북 |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살리는 표현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평소 강조한 손연재는 이날 그 말을 입증하려는 듯 손끝 처리까지 신경 쓰면서 인상적인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곤봉 종목에서 수구를 교차해 머리 위에 얹고 경쾌한 리듬에 맞춰 댄스 스텝을 밟는 동작은 음악과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동작이다.
'아라비아의 무희'로 변신한 리본에서도 손연재는 회전하면서 전신 웨이브를 하는 동작을 가미해 몽환적인 음악에 어울리는 관능적인 매력을 살렸다.
이번 대회에 심판으로 동행한 서혜정 대한체조협회 기술부위원장은 "웨이브 자체에 점수가 많이 배정돼 있지는 않다"며 "웨이브 등 예술적 요소가 음악과 어우러져 들어가 작품성을 올리는 데 기여한 덕분에 작품이 매력적으로 변신했다"고 설명했다.
발레곡을 사용한 후프에서는 회전과 점프 동작이 많이 들어가 마치 한편의 발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볼에서는 서글픈 느낌을 나타내기 위해 표정 연기에 신경을 많이 썼고, 팔 놀림과 손 끝 연기를 통해 우아함을 강조했다.
서 부위원장은 "음악마다 어울리는 동작이 있는데 손연재가 이를 잘 살렸다"며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손연재가 기술적인 부분에 더해 예술성도 전보다 좋아졌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