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주변에서는 환갑이 넘어 '애보는 노인'들을 쉽게 볼수 있다. 단순 소일거리로 손자들과 노는 것이 아니라 출가한 자녀들을 위해 '보모'역할을 대신하며 집안과 놀이터에서 진땀을 흘리는 모습은 이제 낯익은 풍경들이다. 그나마 손자들을 돌보는 노인은 가정에서 대접받고 보탬이 되는 행복한 경우다. 독거노인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은 하릴없이 길거리를 헤매거나 담벼락 한귀퉁이에서 햇살을 쬐며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돌볼 손자는 물론 자식에게까지 버림받고 힘든 노후를 보내는 모습은 '현대판 고려장'마저 연상케 한다.
의료·과학의 발달로 노인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5세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7.1%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상태다. 고령화와 함께 노인문제는 사회가 해결해야할 사회문제로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복지대책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실태
UN은 전체인구중 노인인구의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를 넘으면 '고령사회'(aged society),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 또는 '후기고령사회'(post-aged society)로 분류한다. 통계청은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60년대 평균 연령인 52.4세(남자 51.1세, 여자 53.7세)에서 1995년에는 평균 73.5세(남자 69.6세, 여자 77.4세)로 연장됐고 2020년에는 평균 78.1세로(남자 74.5세, 여자 81.7세) 늘어날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해 노인인구가 7.1%에 해당하는 337만명으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10년에는 503만2천명인 14.2%로 고령사회, 2020년에는 18.9%인 689만9천명으로 초고령사회에 근접할 전망이다. 이같은 수치는 지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짧은 기간인 22년만에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접어듬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성의 출산력이 1인당 1.47명으로 떨어져 아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소산소사(少産少死)로 인구패턴이 급격히 변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말 경기도내 노인인구는 52만4천807명으로 전체 인구의 5.4%정도였으나 2014년엔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인천시 역시 지난해 노인인구가 13만7천159명으로 5.36%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독거노인은 도내에만 7만8천명,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자는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황
학계에서는 노인문제를 빈곤, 질병, 고독, 무위 등 4고(四苦)로 나누거나 빈곤, 병고, 고독의 3악(三惡)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정년 단축으로 퇴직후 소득감소에 따른 생계비 문제와 건강악화, 은퇴후 가정과 사회에서의 역할상실 및 지위 저하로 느끼는 고독감과 소외감 등은 현대 노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다. 인구의 고령화는 단순히 노인인구의 수와 비중의 증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발달로 농업중심이던 사회가 임금노동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노인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농민은 65세가 넘어도 농업에 종사할 수 있지만 임금노동자는 대부분 55~60세 이전에 퇴직을 당하기 때문에 경제적 무능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노인인구의 증가는 65세이상 노인인구를 15세이상 65세미만 생산연령인구로 나눈 노년부양비를 증가시켜 지난 1970년도 5.7%였던 노년부양비는 지난해에 10%에 이르렀고 2020년에는 젊은 사람 5~6명이 노인 한사람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통계청은 노인의 월평균 소득이 61만8천원에 불과하고 성별 평균 소득은 남자가 81만7천원, 여자가 42만8천원으로 남자에 비해 여자의 소득이 절반정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독거노인이나 노인 부부만 사는 세대중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 세대는 전체의 31%로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가구에 비해 빈곤율이 6.7배 정도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노인관련 복지예산은 정부예산의 0.33%인 3천90억원이 책정됐다. 이 가운데 경로연금 2천억원을 빼면 실제 예산은 고작 1천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아시아권 나라인 대만이 3%, 일본이 17%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노인복지 해결을 위한 정부의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제점
지난해 현재 전국에서 운영중인 노인주거시설은 122개소로 보호받는 노인이 총 6천43명이다. 무료시설은 거의 늘어나지 않고 있고 유료시설과 노인복지주택인 실버타운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노인의료시설은 128개소로 8천864명이 요양중이다.
도내에서 운영중인 무료 양로시설과 무료 노인요양시설, 실비 및 유료시설 등 노인복지시설은 99년말 현재 36개소로 입소생활자는 같은 해 말 1천758명에 불과하고 인천시도 10곳뿐인 실정으로 시설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 운영중인 노인복지시설은 많은 문
기댈곳 없는 사회 늙는게 서럽다
입력 2001-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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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3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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