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최대 도롱뇽 집단 번식지로 알려진 만월산 자락의 '도롱뇽 서식 환경'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도롱뇽이 수난을 겪고 있다.

7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남동구 만월산 등산로 초입에 위치한 '만삼이네 도롱뇽 마을'.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자 1급수에서만 산다는 인천시 보호종인 도롱뇽의 성장과정 모습을 담은 사진 액자가 있는 생태 학습장이 나왔다. 하지만 생태학습장에선 도롱뇽 알을 찾아볼 수 없었다.

3~4년 전만 해도 학습장 앞에 도롱뇽이 산란할 수 있는 웅덩이가 형성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곳에 전혀 물이 고이지 않는다는 게 등산객들의 얘기다.

이 같이 도롱뇽의 서식 환경이 열악해지자 남동구와 시민단체 등이 나서 학습장 조성, 산란지 순찰 등 다양한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만월산 약수터와 연결되는 계곡 곳곳에 있는 작은 웅덩이에서 투명한 고리 모양의 도롱뇽 알을 찾아냈지만 상당수는 죽어있었다.

5년 전 남동구 등이 이곳에 물막이 설치 공사를 한 뒤 웅덩이 규모가 작아졌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설명이다.

물이 계곡에 고일 수 있도록 각 구간별로 나무재질로 된 물막이를 설치했는데 오히려 물이 계곡 아래쪽으로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고 바닥으로 흡수되거나 증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30여년째 이곳을 찾고 있다는 한모(61)씨는 "가물어서 그런지 도롱뇽이 많이 적어졌다"며 "계곡에 작은 웅덩이 말고는 도롱뇽이 알을 낳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도롱뇽에 대한 '잘못된' 애정표현도 도롱뇽 번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날도 직접 계곡으로 내려가 도롱뇽 알을 만져보는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도롱뇽 알을 보호하기 위해 번식지 주변 등산로를 폐쇄했지만 등산객들이 이를 훼손하고 번식지 주변을 왕래하고 있었다. 남동의제21 모니터링 결과 올해 도롱뇽 개체 수는 800마리 수준으로 지난해 1천여마리에 비해 줄어들었다.

남동의제21 생태분과 정태명(63) 부위원장은 "도롱뇽 알이 몸에 좋다고 가지고 가 먹는 사람들도 있다. 술까지 챙겨와 안주거리로 먹는 사람도 있었다는 목격담을 들었다"며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며 도롱뇽 알을 나뭇가지나 손으로 들기도 한다. 이에따라 자연적으로 바닥 등에 고정돼 있는 도롱뇽알이 비가 오면 쓸려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