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 좋아하는 가수 중에서 장사익 선생님 계시지요. 절절한 목소리에 우리네 한을 담아 부르는 노래를 듣다보면 저도 눈물이 찔끔 나오곤 한답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중에 하나는 '꽃구경'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가사가 너무 절절하고 어머니의 진한 사랑을 느껴서 감히 추천하고 싶은 노래랍니다.

지금은 온통 꽃천지지요. 이상기온이라서 꽃들이 평상시 보다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와 이들을 반기기 위해 준비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애태운 꽃들이지만 예쁜건 예쁜거지요. 이쯤이면 누구나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꽃구경 가려고 산이고 들이고 가까운 공원이고 다들 난리법석이고 이런 법석은 유쾌하고 아련한 불편함 중에 하나겠지요. 멀리 꽃구경가지 못하시는 분들은 맛난 도시락 하나 만들어 수원시가 추천한 12곳의 꽃구경 명소를 찾아보시는 것도 알뜰하고 의미있는 꽃구경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우리네는 구경을 참 좋아하지요. 꽃구경은 물론이고 싸움구경, 불구경, TV구경, 공연이나 체육경기 구경 등 참 구경 좋아합니다. 공짜면 더 좋구요. 구경의 원뜻을 사전을 찾아보니 순수한 우리말이고 '어떤 것에 흥미나 관심을 가지고 봄'이라고 적혀있더군요. 아 그렇군요! 거꾸로 뒤집어 보면 아무리 좋은 구경거리라도 흥미나 관심이 없으면 좋은 구경거리가 아니라는 말뜻이 숨어있었네요.

제가 담당하는 업무는 문화·예술·관광·교육·청소년·체육 등인데 모든 업무가 시민들이 구경하기 좋은 구경거리를 만드는 일들이지요. 나름 아주 많고, 좋고, 의미있는 구경거리를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평가가 어떤 지는 저도 궁금하답니다. 다행히 객관적으로 평가받은 것중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3 지역문화지수 조사에서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위를 해서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하는 위로를 받기도 했지요.

이제 여러분께 또 다른 구경거리에 대한 소개와 자랑을 드리려고 한답니다. 수원의 향토기업인 SK에서 지난해 10월 북수원쪽에 '수원SK아트리움'이라는 공연장을 지어서 기증을 하였지요. 노송지대의 소나무를 형상화한 건물 외관은 물론이거니와 수원화성의 옹성을 응용한 야외공연장, 950석의 대공연장과 300석의 소공연장을 갖춘 멋진 극장이지요.

그동안 수원시가 직접 운영하는 변변한 극장이 없어 더 다양한 구경거리를 준비하지 못해 죄송하였는데 멋진 극장이 생겼고 수원의 자랑인 교향악단과 합창단도 이 극장에서 상주하면서 더 좋은 공연으로 보답해드리려고 준비가 단단하답니다. 이제 모든 개관공연을 마치고 잠시 숨을 고르며 더 다양하고 좋은 구경거리를 만들기 위해 지난 공연을 복기하며 앞으로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구경거리를 준비해도 소비자인 시민들께서 관심이나 흥미가 없으면 구경거리가 아니라는 너무 어려운 숙제를 안고 더 노력해야겠지요.

이어지는 몇가지 구경거리를 자랑하며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5월 1일부터 6일까지의 황금 연휴에는 화성행궁과 수원시내 공연장에서 세계 각 나라의 다양한 거리공연과 연극, 수원 인근 10개 대학 연극영화과 학생들의 젊은 공연이 이어지는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펼쳐지며 6월 14일부터 21일까지는 세계 최고의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수원화성국제음악제가 준비되어 있답니다. 여러분의 흥미와 관심이 넘칠 수 있도록 준비하겠고 여러분께서도 구경거리가 넘쳐나는 수원을 만들도록 함께 고민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시간을 꼭 내서 장사익 선생님의 '꽃구경'이란 노래도 한번 들어 보시구요.

/박흥식 수원시 문화교육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