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부 주민들은 최근 폐암 등 폐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지자체는 역학조사 등 대책마련에는 소극적인 실정이다.
8일 안산시와 A레미콘사 등에 따르면 안산시 대부남동 1021의 111 일원에 들어선 A사는 1999년 8월부터 공장을 가동하면서 하루 5천여t의 레미콘 생산이 가능하다.
또 2005년부터는 골재생산설비를 갖추고 대형 원석을 파쇄해 골재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레미콘사가 원석을 파쇄하기 시작한 이후 상당수 주민이 폐질환에 시달려 왔고 최근에는 폐암으로 사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폐질환을 앓아오던 홍모(75) 할머니가 폐암으로 사망했다. 또 이모(74)씨 등 주민 2명이 최근 폐암 진단을 받았고 한모(56·여)씨 등 4명도 폐질환 및 갑상선 암으로 투병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A사 인근 주민 상당수가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나모(63·여)씨는 "A사 공장에서 원석을 파쇄하면서 엄청난 양의 먼지가 마을로 날아들고 있다"며 "담배 한번 입에 대지 않았던 마을 어른들이 폐암과 폐질환에 시달리는 이유도 먼지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안산시는 현장조사를 통해 방진덮개 미설치 등 위법 사항만 적발했을 뿐 폐질환 원인 등 기본적인 역학조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사는 그동안 세륜시설을 가동하지 않는 등 관련 법을 위반해 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조영민 경희대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암은 개인차가 있어 레미콘사와 연관이 있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원석을 파쇄하는 과정에서 먼지뿐만 아니라 유해성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간 흡입할 경우 폐에 농축된다"며 "이 먼지가 폐에 굳으면 혈액순환 등 폐기능을 어렵게 하고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는 물차 전담 운전자까지 뽑아 3시간에 한 번씩 도로에 물을 뿌리고 있다"며 "주민들의 주장대로라면 전국 900여곳의 레미콘 생산 업체 주변 마을은 모두 폐질환 환자로 넘칠 것"이라고 맞섰다.
/이재규·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