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인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경선 흥행 전략'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수성 모드'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본선에 출전할 대표선수를 선발하는 경선전에서부터 새누리당은 예비후보 간 경쟁을 자극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데 주력하는 반면 대체로 현직 단체장을 단수후보를내세운 새정치연합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다.

단연 화제는 서울시장이다.

새누리당은 9일부터 서울시장 경선후보 TV토론회 일정에 들어갔다. TV토론회는 경선일인 30일까지 4차례 진행된다. 별도로 실시되는 3차례 정책토론도 TV중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대 7차례 집중적인 '공중전 마케팅'을 펼치는 셈이다.

이와 달리 새정치연합의 박원순 시장은 내달 출마를 공식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여론전에서 다소 불리한 형국이다. 그 대신에 그간의 시정 성과를 강조하거나 대형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는 방식으로 '현직 프리미엄'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새정치연합이 일찌감치 송영길 현 시장을 후보로 확정했지만 새누리당은 오는 23일까지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간 경선전을 진행한다.

그나마 경기지사 선거의 경우, 새정치연합이 원혜영 김진표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간 '3파전'을 벌이지만 새누리당 남경필 예비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밖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어 다소 김이 빠진 분위기다.

이런 여야 간 불균형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압승하면서 주요 단체장을 석권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섣불리 장단점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당으로서는 현실적으로 광역단체장 경선TV토론에 대한 시청률이 높지 않은 점이, 야당으로서는 '기초공천 무(無)공천' 논란으로 현직프리미엄을 충분히 부각하기어렵다는 점이 각각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여당의 기대만큼 경선전 컨벤션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야당이 얼마나 현직프리미엄을 살려 경선효과에 맞서느냐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다만 야권은 당장 여권이 '방송 효과'를 독점하는 데 불만 섞인 기류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TV 초청토론이 4회이고 방송사들이 중계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면서 "새정치연합 후보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당시 무소속 박원순 예비후보와 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을 진행하자, 한나라당 나경원 예비후보도 '시민과의 대화'라는 단독 토론회를 실시한 바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경선 TV토론은 각 정당과 언론사 간 조율할 문제이지 선거법과 관련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