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신(新) 주도세력이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는 등 야권내 새로운 세력지도가 그려지고 있다.
2007년 정계개편 당시 '탈(脫) 열린우리당'을 내세워 탈당했던 그룹이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투톱 연합 체제'를 떠받치며 '신주류'로 급부상한 흐름이다. 친노(친노무현)·구주류가 당권을 잡았을 때 변방으로 밀렸던 인사들이 당내 주도권 교체와 맞물려 '화려한 부활'을 한 셈이다.
이들 신주류가 기초선거 무(無)공천 파동과 개혁공천 논란 속에 당내 착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안 대표의 든든한 우군으로 자리 잡으며 당내 친안(친안철수) 세력의 저변확대에 본격 나설지도 주목된다.
무엇보다 2007년 2월 선도 탈당그룹이었던 4선 출신의 천정배 전 의원 주도의 '민생모'(민생정치모임)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당시 민생모는 민생과 개혁적 정체성을 내세워 천 전 의원을 비롯, 이종걸 우윤근 정성호 최재천 의원과 이계안 제종길 전 의원 등 17대 의원 7명을 초기 멤버로 해 꾸려졌다.
2012년 총선을 끝으로 정치 일선에서 떠났던 천 전 의원은 지난 13일 개혁공천의 칼자루를 쥔 당 기초단체장 자격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며 중앙무대로 '귀환'했다.
그는 지난달 통합 직후 안 대표와 만나 당 개혁 방안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선 7·30 재보선 출마설도 나온다.
또 재선의 문병호 의원은 14일 초선 안철수 공동대표의 대표 비서실장을 기용되며 공식적인 '안철수계 1호' 인사로 이름을 올렸다. 나이도 문 의원이 59년생으로, 62년생인 안 대표보다 3살 위여서 '파격인사'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최재천 의원은 전략홍보본부장으로서 당 전략을 주도하고 있고 안 대표 측 구 새정치연합에 몸담았던 이계안 전 의원은 상임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참여하고 있다.
이 전 의원도 7월 재보선에서 경기 평택을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4선의 이종걸 의원은 통합 전 당 혁신실행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당 혁신안 마련작업을 주도했으며, 차기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이다.
2007년 당시 민생모에 이어 집단 탈당했던 '김한길 그룹'도 요직에 포진해 있다.
노웅래 의원은 당 사무총장으로서 지방선거 실무를 책임지고 있고, 변재일 민주정책연구원장도 안 대표가 무공천 강행에서 선회 입장을 발표하기 전날인 7일 밤 최본부장,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8인 모임'의 멤버로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등 신주류 핵심으로 꼽힌다.
신주류 대다수가 율사 출신인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안 대표 측근인 강인철조광희 변호사와 변호사 출신 송호창 의원 등과 과거 민변 등에서 활동한 인연으로 연결돼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선수(選數)로 보면 노 사무총장과 최 본부장, 문 비서실장,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등 17대 때 정계에 입문했다가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19대 때 재입성한 '징검다리 재선'들이 주축이다.
한 인사는 15일 "대부분 김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인데다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도 CEO 출신 안 대표와 코드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재인 의원을 구심점으로 하는 친노 진영도 이번 무공천 방침 철회 과정에서 세를 과시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만큼, 당내 지형은 당분간 세력 간 균형구도가 어느 정도 유지되다 6·4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다시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