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도 여객선 침몰]세월호 침몰 원인 오리무중.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해군해난구조대(SSU)와 해경이 침몰된 세월호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안개, 암초, 기관고장, 부주의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사고 전후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단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안개가 원인=선박은 지난 15일 오후 6시께 인천항에서 제주도로 출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안개로 인한 시정주의보가 발효되면서 발이 묶여 있다가 2시간 뒤인 오후 9시께 출발했다. 

사고 직후 선박이 운항 도중 해역의 짙은 해무로 인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사고 당시 남해안 일대 해상은 시야가 양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진도 VTS(해상교통관제센터)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전 시야가 3~4마일 정도로 양호했다"고 말했다. 진도 인근 목포해경도 15~16일 시정주의보를 발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암초가 원인=전남 진도 어민들은 섬 주변에 암초가 많다고 물속 사정을 전한다. 이 때문에 여객선 등 선박들이 섬에서 꽤 떨어진 해상으로 우회해 다닌다는 얘기다. 

그러나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선박 침몰지점 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뚜렷하게 발견된 암초는 없었다. 해당 이 일대 수심은 30여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조사원은 다만 주변 해역의 유속이 빨라 선박의 사고 지점과 침몰 위치는 다를 수 있어 암초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 [진도 여객선 침몰]세월호 침몰 원인 오리무중. 16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이날 오전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게 구조자를 실은 배와 헬기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부주의가 원인= 일각에서는 세월호가 운항시간 단축을 위해 정기항로를 벗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선박은 통상 다니던 항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운항 부주의 정황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선장 이모(69)씨는 운항 경력만 해도 20년이 넘는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 2006년 11월 회사 입사해 8년째 이 항로만을 전담해 왔다. 

청해진해운 측은 "항로(궤도)를 이탈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암초에 의한 침몰도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입항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평소보다 빠르게 운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기관고장이 원인=청해진 해운에 따르면 이날 선박에서는 기관고장 등에 대한 이렇다할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선박은 지난 2월 안전검사에서도 별다른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검사를 맡은 한국선급은 선체 내·외관, 기관, 배수설비 등 100여 개의 항목에 걸쳐 진행된 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밝히고 있다. 

청해진해운 측도 "출항 전 선박에 어떠한 이상 징후가 없었다"며 "운항 중에도 그런 징후나 고장 등에 대해 전혀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공동취재단=경인일보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