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전남소방본부에 최초로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8시52분께.
6분 뒤인 오전 8시58분에는 목포해경 상황실에 정식으로 사고 신고가 들어왔다. 해경이 구조본부를 가동한 것은 이로부터 12분 뒤인 오전 9시10분께로 파악됐다.
구조자들은 그러나 이 시각보다 1시간여 전부터 배가 기울어진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구조자 가운데 목포한국병원에 입원해 있는 승선원 송모(20)씨는 "승객 배식이 한창 이뤄지고 있던 때부터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며 시간은 오전 8시 조금 전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어 말했다.
승객 배식은 식당에서 오전 7시께부터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나중에는 배가 거의 옆으로 누워 앞으로 걸어가기 어려운 정도였다"며 이런 상황이 1시간 정도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선체 3층에 있었다는 그는 이어 "오전 9시께부터 갑자기 물이 차기 시작했다. 시계를 봤기 때문에 똑똑히 기억한다"며 "삽시간에 머리끝까지 물이 차올라 사력을 다해 밖으로 빠져나왔다"며 고개를 숙였다.
보일러실에 근무했던 승선원 전모(61)씨도 "오전 7시40분께 업무를 마치고 업무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었다"며 "창문이 박살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고 했다.
전씨는 과거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며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즉시 신발을 벗고 맨발로 벽에 지탱한 채 밖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증언을 종합해보면 최초 사고는 신고 시간보다 1시간 앞선 오전 7시30분∼8시 사이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난신고가 실제 사고 발생시작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늦어졌다면 구조작업도 그만큼 지체될 수밖에 없었던 만큼 사고 이후 대처가 인명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들은 사고 접수전에 배에 이상 정황이 속속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해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경인일보 윤수경·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