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단원고등학교 학부모들을 태우고 진도실내체육관으로 향하는 9번째 버스는 침울, 그 자체였다.

16일 오후 5시 10분 안산단원고등학교 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학부모들을 태우고 진도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버스에는 36명의 학부모와 6명의 단원고 관계자들이 동승했다. 학부모 인솔을 맡은 3학년부장 교사는 출발에 앞서 "우리가 힘을 내야 아이들이 견딜 수 있다"며 학부모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리는 가하면 잇따라 걸려오는 지인들의 안부전화에 힘겹게 응대했다.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고 속보로 올라오는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는 한편, 이미 실내체육관에 도착해 있는 가족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

잠시도 눈을 붙이지 못하던 학부모들은 10명이 추가로 구조됐다는 소식이 접하자, 혹시 자신의 아들, 딸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지만 생존자 명단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절망에 빠져들었다.

오후 7시께 30여명의 학생들이 진도실내체육관을 출발해 고대안산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이야기가 전달되자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서 왜 아이들의 상경을 학부모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느냐"며 항의했다.  

다섯시간을 걸려 10시 10분께 진도 실내체육관에 도착한 부모들은 하차 즉시 세월호 구조자명단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윤수경·강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