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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원 국무총리가 17일 새벽 여객선 침몰 보호소가 설치된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발길을 돌리다 시급한 정부의 구조대책을 촉구하며 날아든 물병에 맞고 있다. /연합뉴스 |
중국과 파키스탄 순방을 마치고 전날 밤 10시께 전남 무안공항으로 귀국한 정 총리는 곧바로 목포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긴급 사고대책 관계장관회의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대책본부로 이동했다.
그러나 정 총리가 0시30분께 체육관으로 입장하자 정부의 대처 방식과 구조 지연 등에 불만을 토로하는 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가족들은 정 총리와 관계자들을 향해 "어디서 얼굴을 들고 오느냐", "잠수정을 왜 투입하지 않느냐. 우리 아이들을 살려내라" 등의 고성을 지르며 정 총리 일행을 둘러쌌다. 어떤 이는 정 총리 일행에게 "미친 X"라고 욕을 하기도 했다.
이에 정 총리는 "(구조작업을) 책임있게 하겠다"고 약속하며 몸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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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원 국무총리가 17일 새벽 여객선 침몰 보호소가 설치된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 후 발길을 돌리다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를 받으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고대책본부에서 10여분간 머무른 뒤 자리를 옮긴 정 총리는 일단 서울로 돌아와 계속 구조활동을 지휘하기로 했다.
앞서 정 총리는 서해해경청에서 열린 회의에서 "후진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는데 정말 안타깝고 괴롭다. 무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구조 활동을) 날 샐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바로 즉각 시행해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정 총리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참담한 사고를 당해 마음이 미어지는 심정"이라면서 "지금 현재로는 1분 1초도 주저할 시간 여유가 없고 촌음을 아껴서 인명을 구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해군과 군함을 포함한 모든 인력과 장비는 물론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구조를)할 수 있도록 각 부처는 인력·장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현장에 투입해달라"고 지시했다.
구조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관련해서 정 총리는 "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겠느냐"면서 "새로운 상황이 생기는 대로 바로바로 가족에게 설명하도록 해달라"고 해양수산부와 해경 등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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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원 국무총리가 17일 새벽 여객선 침몰 보호소가 설치된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 후 발길을 돌리다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를 받으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울러 보건복지부, 소방방재청 등에는 "구조된 사람의 후송과 치료에 소홀함이 없도록 관계부처는 의료시설을 완전히 파악해 구조 즉시 후송되도록 사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회의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해양수산·문화체육관광·교육·보건복지부 장관, 해군참모총장, 소방방재청장, 해양경찰청장, 서해해경청장, 안행부 2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 시간 가량 긴박하게 진행됐다.
한편 정 총리는 전날 전용기편으로 귀국하던 길에 급유를 위해 태국 방콕의 수완나폼 공항에 착륙했을 때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으로부터 사고소식을 전해듣고 기내에서 즉시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으며, 직접 항로 변경을 지시해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 대신 무안공항으로 귀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