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하 선사)이 참사에 대한 책임회피 태도로 비난을 사고 있는데다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선장 등 일부 승무원들이 먼저 탈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한식(72) 선사 대표는 아직까지 사고 현장에는 방문조차하지 않았다. 

선사측은 17일 오후 4시께 브리핑을 갖고 "김 대표가 쇼크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후 취재진 등이 "유가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항의하자 선사측은 "곧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라고 번복했고, 오후 8시께 김 대표는 "죽을 죄를 졌습니다"라는 짤막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특히 선사는 승선 인원 등 구조에 필요한 정보를 잇따라 번복한데다 사고 경위에 대해선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또 16일 꾸린 자체 사고대책본부도 하루만에 폐쇄하는 등 줄곧 무성의한 답변과 태도로 빈축을 사고 있다.

김재범 선사 기획관리부장은 '승무원들과 연락이 닿고 있나', '안내방송은 누가 지시했나', '선장이 제일 먼저 탈출한 게 맞나', '매뉴얼대로 대처했나' 등의 사고 경위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해경에서 조사중이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비상상황 대응과 관련된 '승무원들 교육은 평소 어떻게 이뤄졌나'라는 질문은 아예 답변을 피하기까지 했다.

이와 함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는 사고 당시인 16일 오전 9시께 승무원에게만 대피명령을 내리고 일부 승무원들과 함께 첫 구조선을 타고 세월호를 탈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생존한 기관원 박모씨는 기관장 탈출 지시에 따라 탈출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선장의 지시를 받지못한 일부 승무원들은 계속해서 승객들에게 "이동하지 말라"는 방송만 수차례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승객 290명은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채 갇혀 있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경인일보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