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구조소식을 기다리던 한 실종자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날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재학생들이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모습.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경인일보 임열수·하태황기자
단원고 학생들 대다수
아직 생사확인도 안돼
사망 확인소식엔 애도

'세월호 참사'로 안산이 비탄에 잠겼다.

실종 학생들의 안타까운 비보에 자녀의 이름을 울부짖는 피해자 가족과 학교 친구들의 눈물이 온종일 도시 전체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시민들의 눈물이 안타까운 듯 비까지 내리면서 안산지역은 하루종일 침통한 분위기였다.

시민들은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텔레비전에 단원고 학생들의 생사여부를 담은 소식이 나오면 가던 길을 멈추고 안타깝게 지켜봤다.

주민 이모(53)씨는 "자녀를 둔 아버지 입장에서 가슴이 너무 아파 눈물이 계속 난다"며 "무사히 구조돼 살아서 돌아온다면 꼭 한번 찾아가 학생들 얼굴을 보고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통탄해했다.

관공서와 관내 학교는 물론 일반 회사들도 침통한 분위기로 하루 종일 삼삼오오 모여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상당수 회사들은 당분간 회식 등 모임을 자제키로 했다. 회사원 이모(34)씨는 "정말 억울하고 슬픈 일이 벌어졌다"며 "어떻게 표현할 수 없어 직원들끼리 당분간 회식 등 모임을 자제하기로 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또 다른 주민 최모(55)씨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일부 시민들은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부 이모(57)씨는 "집에서 TV를 보고 있자니 도저히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어서 영안실을 찾았다"며 "유가족들을 보니 가슴이 미어지고 아파서 어떻게 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관내 학교 학생 수십명도 몇몇이 짝을 이뤄 병원을 찾아 함께 슬퍼했다. 학생들은 하루 종일 카카오톡을 통해 사망자들을 추모했고 실종자들이 모두 무사히 집에 돌아오기를 기원했다.

단원중학생 윤모(15)군은 "하루종일 실종된 형들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글들이 많았다"며 "여학생들은 카톡을 하면서 울기도 했고 학교 끝나고 영안실에 가서 조문을 하자는 글도 많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대형 마트도 시민들이 쇼핑을 자제하면서 하루종일 한산했다.

매장 관계자는 "어제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며 "매장 종업원들도 일손이 잡히지 않는 듯 어수선한 분위기다"라고 밝혔다.

단원고 학생들이 대형 참사를 당한 안산지역 시민들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경인일보 이재규·박종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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