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SNS를 통해 다급한 구조메시지를 보냈던 단원고 여학생이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게다가 여학생의 유가족은 허위 SNS에 잇따라 시달리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사고당일인 16일 오후 11시 24분께 남자친구인 김모군의 SNS에 "데이터가 별로 없다, 단원고 2학년 000다. 선미 쪽에 있는데 유리창 깨질까봐 무섭다, 구조대 안오냐"는 댓글이 달렸다.
김군은 즉시 대책본부에 이 사실을 알리고 구조를 요청했지만 이모양은 다음날인 17일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군은 "당시에는 살아있었다고 믿고 있는데, 이렇게 장례식장에 오니 너무 미안하고 슬프다"며 "당시 분명히 전화로 위치추적이 됐고 진짜 선미에 있다고 나왔는데...."라고 울음을 터뜨렸다.
한편, 이양의 유가족은 17일 오후 SNS에 "진도 계신분 통해 연락받음. 식당에 사람이 많대. 2층에도 한명 있음 다리에 출혈로 기지도 못하는 상황 이00 선미쪽에 발 묶임. 사실이라면 좋겠고, 꼭 살아서 돌아오길 기도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돌아다니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 날 밤늦게 이 양의 어머니는 서울지역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서울 사이버수사대에서 "트위터상에 떠돌던 얘기때문에 조사를 해봤는데, 모두 다 허위사실"이라고 알리는 연락이었다.
잠시나마 희망을 품었던 유가족들과 김군은 다시 한번 망연자실한 채 무너지듯 오열했다.
두 차례나 천국과 지옥을 오간 유가족들은 "어떻게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장난을 할 수 있냐"며 "누군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범인을 잡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안산/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