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 지점에서 가까운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해군이나 해경이 지원하는 선박을 타고 1시간 넘게 달려 현장에 투입된다.
먼 바다인 세월호 사고 지점 일대 해역은 바람이나 비 등 영향을 직접 받아 수시로 기상이 변한다.
다이버들이 잠수를 시작하면 바다 속에서는 그야말로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더듬는 상황이 펼쳐진다. 라이트는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
두 사람이 1개조로 편성된 다이버들은 서로 1m 정도 길이의 밧줄로 손목 등을 묶고 바다로 뛰어든다. 이어 해상의 부표와 해저를 연결하는 와이어를 잡고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 속으로 향한다.
조류가 없는 평범한 바다라면 바로 내려갈 수 있지만 세월호 사고 지점에서는 힘겹게 팔을 뻗어 몸을 아래로 이끌어야 한다. 이들이 착용하고 있는 무거운 납벨트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된다.
다이버 경력 23년차 이호일(43)씨는 "천안함 사건 때보다 수중 상황이 더 나쁘다"며 "눈앞의 와이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정이 짧고 방심하면 팀원과 함께 조류에 휩쓸릴 위험이 크다"고 전했다.
현재 이씨는 경남 창원소방서 수난전문의용소방대(대장 이동기)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 다이버 10여명은 지난 17일 팽목항에 도착해 18일 오전 4명이 한 차례씩 잠수했다.
장기적인 현장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체력 안배와 잠수병 위험 등을 고려하면 반나절에 한 번 정도 잠수가 가능하다.
조를 이룬 다이버는 1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산소통 하나씩을 매고 잠수하는데 실제 작업 시간은 20분 내외에 그친다.
수면으로 올라올 때 잠수병 위험을 없애려면 감압을 하며 천천히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30m 정도 지점에서 수면까지 보통 20분 정도 걸린다.
세월호 사고로 전남 진도에 모인 민간 다이버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수색과 구조를 지원하고 있다.
이동기(54) 대장은 "가족들은 무사 귀환 소식이 들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데 오늘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