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흘째인 18일 사망자 시신이 속속 인양되는 가운데 사고선박 주변에 안전펜스가 없어 시신 유실 우려가 제기됐다.

17일 오후 6시 이후 18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인양된 시신은 모두 19구로, 조류변화 등의 영향으로 물 위로 떠오르는 시신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오후 11시 현재 전체 승선자 476명 가운데 28명이 숨지고 274명이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며 174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사고발생 3일이 경과한 가운데 남은 실종자 260여명 중 상당수가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신 인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수심 35m에 거꾸로 뒤집힌 채 처박혀 있는 세월호에서 흘러나온 시신 유실을 막을  안전펜스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사고 지점이 명량대첩 승리로 유명한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센 맹골수도 해역이어서 시신이 물살을 따라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에서 온 특전동지회 소속 한 민간 다이버는 17일 밤 진도군 팽목항에서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에게 "침몰 선박 주변에 기본적인 안전펜스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해해경청 관계자는 "사고 초기 세월호 주변에 안전펜스를 설치했지만 해군 특수구조대, 민간 다이버와 구난업체 잠수부들의 수색작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제거했다"고 답했다.

▲ 세월호 침몰한 맹골수도… 물살 험해 시신 유실 우려. 17일 오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앞 해상에서 해경과 중앙119, 해상구난 민간업체 수중다이버들이 선내 진입을 위한 탐색선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망자 시신 유실이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해양수산수는 이날 대형기선저인망조합에 쌍끌이 어선을 사고해역으로 보내달라고 협조요청을 보냈다.

일명 쌍끌이로 불리는 저인망어법은 세월호가 침몰한 수심 35m의 해역에 거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 등지에서 조업하던 저인망어선 6척은 이미 사고해역으로 출발했고 추가로 4척이 도착할 계획이다. 저인망어선이 모두 투입되면 모두 1㎞ 반경의 시신 유실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와 해경은 잠수부의 수색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월호 주변을 둘러싸는 그물을 설치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조류 방향을 파악한 뒤 저인망어선 5통을 배치해 만약의 시신 유실에 대비할 계획이다.

또 신안군 어민들은 세월호 외곽 수역에 어선을 자발적으로 배치해 꽃게를 잡는데 쓰는 닻자망을 바닥까지 늘어뜨려 2차 시신 유실방지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