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건조한 일본의 조선소가 만든 비슷한 규모의 선박 아리아케호가 2009년 전도되는 사고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일본 국토교통성 등에 따르면 세월호가 한국에 팔리기 전에 보유하고 있던 일본 해운사 마루에이페리 소속 여객선 아리아케호(7천910t)는 2009년 11월 13일 일본 미에(三重)현 구마노(熊野)시 인근 해역에서 전도됐다.

아리아케호 사고 당시 승객 7명과 승무원 21명은 모두 구조됐으나 중유가 대량으로 유출돼 인근 바다를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당시 아리아케호는 컨테이너 150개, 차량 32대, 중기계 6대 등 2천400t에 달하는 화물을 싣고 있었다.

운행 중 파도의 충격에 의해 아리아케호에 실려있던 화물이 미끄러지며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렸고 다시 파도의 영향을 받아 균형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 아리아케호 사고 원인으로 조사됐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은 아직 조사 중지만 '급격한 변침(變針·배의 항로를 바꿈)'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차량과 컨테이너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여객선이 무게 중심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돼 아리아케호 사고와 상당히 유사한 형태의 사고로 보인다.

마루에이페리는 아리아케호 사고 이후 당국의 지도를 받고 화물을 결박하는 매뉴얼을 작성하는 등 개선 조처를 했다.

세월호는 1994년 일본 나가사키(長崎)의 하야시카네(林兼)조선소에서 제작됐는데 공교롭게 아리아케호도 다음해에 같은 조선소에서 건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