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인 오늘 부활절에는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사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예배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예정된 축제나 행사는 취소되거나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제철을 맞은 유원지와 봄꽃이 만발한 유명 산은 한산했고 주요 고속도로 통행량도 평소보다 줄었다.

오전 5시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2014년 한국교회 부활절준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는 1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특별기도로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여객선 침몰로 슬픔을 당한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시기를 빈다"며 "이제라도 사고 수습이 제대로 진행돼 또 다른 회한이 남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는 한국구세군,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진도군 교회연합회 등이 동참한 예배를 통해 참가자들이 슬픔을 나눴다.

원주·강릉과 울산 기독교연합회도 실종자를 위해 특별 기도를 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 오늘 부활절 전국 애도 분위기… "기적을 주소서" 예배·미사, 축제·행사 '스톱'. 20일 오후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현장 상황실이 설치된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실종자들의 무사생환 염원 글귀. /임열수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서울 가회동성당에서 예수부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며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은총이 이번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고난을 이겨내는 버팀목과 희망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인천교구, 수원교구, 대전교구 등에서도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고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미사가 열렸다.

나들이객으로 붐볐던 유원지와 유명 산을 찾는 발걸음이 뚝 끊겼다.

용인 민속촌에는 평소 8천명의 절반에 가까운 5천여명, 대전 오월드에는 3분의 2 수준인 3천여명이 찾았다.

한라산국립공원에는 평소 절반에 그친 2천300여명이 산에 올랐고 양평 용문산에도 1천명 가량 적은 2천500여명이 발걸음을 했다.

침통한 분위기에 도시 전체가 파묻힌 안산시는 대부도 튤립축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생활체육 태권도대회와 족구대회 등 예정된 모든 축제와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했다.

경남 함안군은 18일부터 이날까지로 예정된 제27회 아라제 행사를 취소했다.

전날 열리기로 했던 춘천 소양강댐 용너머길 걷기 행사, 보령 재즈 올스타 스페셜 콘서트, 서산 해미읍성 전통문화공연, 순천 순천만정원 개막식 등도 줄줄이 '없던 일'로 됐다.

삼척시 문화원 일대에서 열리는 삼척 준경묘·영경묘 강원도관찰사 봉심의식 행사는 시가지 행차와 줄타기 한마당 등 모든 공연을 생략했다. 예산 전국 벚꽃마라톤대회도 전야제를 취소하고 대회 중 음악을 틀지 않는 등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4일부터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2014 스프링 페스티벌'은 프로그램 가운데 이날 개최 예정이던 야외 프린지 공연을 무기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