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의 충격속에서 참사를 정치·이념 논쟁으로 연결시키는 사례가 속출해 비탄에 빠진 국민들을 더욱 씁쓸하게 하고 있다.
사고와 관련된 영상을 미끼로 스미싱 문자를 발송하는 일 등 상식밖의 일들이 일어난 데 이어, 거짓 유언비어와 정치·이념적 논쟁으로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SNS 등에서는 이번 사고와 관계없는 무의미한 정치적·이념적 공격과 논쟁이 불붙고 있다.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까지 이같은 '무개념' 글 등에 동조해 더욱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정부의 미숙한 대처 등에 대해 비난하는 실종자 부모를 '종북'이라고 비난하는 어이없는 일들이 사례중 하나다. 실종자 가족들을 이런 이유로 '종북'이라고 매도하는 글들이 어렵지 않게 목격되고 있는 것.
게다가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이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면서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아울러 전현직 대통령을 별다른 이유없이 비교하며 '그리워 한다', '최고였다'는 글들도 정치권 관계자들을 통해 인터넷·SNS상에서 번지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사고를 고의적으로 은폐하려 한다" 등은 기본이다. 자신을 민간잠수부라고 주장한 홍모(26·여)씨는 지난 19일 종편 방송 뉴스에 출연해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구조 작업을 막았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라고 했다", "실제 잠수부가 배 안에서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대화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해 국민들이 정부를 성토케 했다.
하지만 그는 민간 잠수부 자격증도 없는데다, 발언 자체가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인터넷 방송의 한 개인방송 운영자는 실종자를 모욕하거나 비하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혜숙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익명성 등 온라인의 특성이 더 과장된 형태의 악의적인 행동을 낳는다"고 강조했다.
대형참사 등 국가 전체가 불안하고 위험한 상태에 놓일 경우, 불안한 심리를 공유하고 동조하는 움직임이 늘어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괴담 형태로 유포되거나 악의적인 행동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좌절은 통상 분노로 바뀌고, 이는 공격적인 행위로 연결되는데 온라인상에서의 익명성은 이같은 공격성이 더 과장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일조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야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교육·처벌 등으로 이같은 행위가 범죄라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태성·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