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의회 여야 의원 및 당원들이 대립중인 안건의 통과 여부를 둘러싸고 집단 난투극을 벌여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예비후보간 신경전 양상이 당원간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양측 모두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세월호 사고 발생 이틀째인 지난 17일 구리시의회에서 제243회 임시회가 열렸다. 이날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개발협약서 체결 동의안' 처리를 두고 통과를 강행하려는 새정치민주연합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새누리당측이 극렬히 대립했다.

새누리당측 의원들과 당원 수십여명은 이날 아침부터 의장실을 가로막고 회의장 출입문을 봉쇄하며 의원들의 출입을 막아 세웠다.

새누리당측은 "이번 개발협약서가 체결되면 구리시는 엄청난 재정적 손실 위험을 떠안게 된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 정족수 미달로 임시회가 오후 늦게까지 중단되자 새정치민주연합측도 당원 20여명을 현장에 소집, 양측 간 한바탕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의회 청사 곳곳에는 소주병이 나뒹굴고,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며 몸싸움은 점차 과열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의회 회의장 앞 복도에 누군가 휘발유를 뿌리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몸싸움 과정에서 한 시민은 갈비뼈 2대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119에 실려나가기도 했다. 결국 이날 자정이 넘어 임시회가 자동 보류된 뒤에야 대치상황은 막을 내렸다.

양측은 다음날 각각 성명 발표를 통해 다시 한 번 상대방을 공격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했다. 하지만 시국에 맞지 않는 행동에 대해선 일말의 사과도 없었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GWDC와 관련,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예비후보들의 전략적 행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구리/이종우·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