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5일이 지나서야 경기도교육청이 숨진 학생들의 장례 절차와 비용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

5일간 안산 단원고 학생 25명의 사망이 확인돼 장례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도교육청의 뒤늦고 미흡한 대응으로 유족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18일 세월호 사고로 숨진 B군의 시신이 운구된 안산 A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성이 오갔다. 진도 현장에서 장례를 치르기 위해 5시간여를 달려 이곳 안산으로 왔지만 장례식을 위한 아무런 준비도 돼있지 않았다.

유족들은 A병원에 나와 있던 도교육청 직원들과 단원고 교사들을 향해 "억울하게 죽은 것도, 구조활동이 더딘 것도 다 참았는데,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제대로 해줘야하는 것 아니냐"며 "(도교육청·학교)어느 곳도 책임질 수 있는 대답이나 행동없이 협의중이라거나 준비중이란 말만 한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B군의 부모는 진도에서 "A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도교육청 관계자들의 말만 듣고 이곳으로 온 것이다.

앞서 지난 17일 세월호 사고로 숨진 C교사의 유족들 역시 도교육청 등으로부터 통보받은 장례식장을 찾았다가 분노했다. 장례식장이 꽉차 끝쪽의 가장 작은 빈소를 사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유족들의 항의로 급하게 다른 장례식장으로 옮기긴 했지만, 유족들의 마음은 더욱 황망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장례비 부담 등을 놓고도 도교육청은 정부나 안산시 등에만 일임한듯 한발 빼고 있다가 20일 뒤늦게 예비비 17억여원을 특별 편성하는 등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응으로 유족 등을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책임전가 차원이 아니라 책임이 분산되거나 지휘체계가 나눠지면 더욱 혼란스러울 수 있어서 안산시와 정부 등의 결정에 따르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 등의 방침이 세워지면 도교육청은 자체 방침을 세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