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엿새째인 21일에도 실종자 구조 및 수색을 위한 사투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사망자만 계속 늘어날 뿐 '살아 있다'는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무심하게 흐르는 시간과 더딘 수색활동, 점차 드러나는 사고 원인 및 선장 등의행태로 무사귀환에 대한 희망은 점차 작아지는 반면 가족과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날 밤부터 30여차례 선체진입 수색작업을 한 민·관·군은 이날도 함정과 어선 213척, 헬기 34대, 잠수사 등 구조대원 556명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선체로 연결된 잠수요원 가이드라인을 5개 설치, 24시간 수색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한 가운데 정오부터는 많은 실종자가 모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식당을 중심으로 선내 3·4층 진입을 집중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수색작업에는 무인 잠수로봇으로 불리는 ROV도 투입됐다.

민관군 구조팀은 사리때보다 유속이 40% 정도 느려지는 20∼26일 '소조기'를 맞아 수색의 속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emotely-Operated Vehicle·ROV) 2대와 운용 인력이전날 오후 투입되는 등 미국과 중국, 네덜란드, 일본의 수중 탐색 전문 장비와 인력도 속속 지원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도 애타게 기다리는 생존자 소식은 아직 전해지 않고 있다.

사망자가 64명으로 늘면서 실종자는 238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팽목항, 체육관 등에 모여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구조작업 상황에촉각을 곤두세우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행부 국장이 사고상황실에서 기념사진을 찍자고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일부 공직자와 정치인, 정치인 가족 등의 부적절한 언행이 공분을 사고 있다.

또 세월호 선장 등이 승객들에게 탈출을 명령하지 않은 채 자신들만 먼저 탈출하면서 승객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그냥 보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과 가족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지난 19일 새벽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3명을 구속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일등 항해사 강모·신모씨 등 4명을 체포했다.

수사본부는 유기치사,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를 두고 조사한 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합동수사본부와 별도로 특별수사팀을 꾸려 세월호 소속 청해진해운과 이회사 실제 소유주 일가 등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도 나섰다.
전남지방경찰청은 민간잠수사를 자처하며 "해경이 민간 잠수사들의 구조활동을막았다"고 주장하는 방송 인터뷰를 한 홍모(26·여)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SNS 등에 올린 누리꾼 등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세월호 선장과 일부 승무원이 승객 구조를 방기하고 홀로 대피한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안산에서는 사고 선박에서 구조된 뒤 지난 18일 "혼자 살기에는 힘이벅차다"는 유서를 남긴 안산 단원고 강모(52) 교감과 일부 희생 학생들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단원고 희생자 추모공원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