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엿새째에 접어든 21일에도 여야는 구조상황을 지켜보며 지방선거 일정 재개 시점을 잡지 못했다.
이달 중에는 선거 일정 재개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소속 의원과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돌출행동을 예방하는 일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여야는 이날 각각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와 최고위원 및 여객선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한 사안만 논의했을 뿐 지방선거 일정 재개 등은 테이블에 올려 놓지 않았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존자 귀환을 바라며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경선 일정 및 선거 운동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선일정이)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 갑론을박 고민만 하다가 정하지 못했다"며 "일단 선거운동은 무기한 연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이날 회의에서 선거 일정 관련 논의를 하지 않았다.
박광온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을 상대로 한 선거운동은 중단돼 있다. 명함을 돌리거나 토론을 하는 등 모든 일정이 중단돼 있다"며 "당의 (사고 직후 선거일정 중단)방침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다만 이미 결과가 도출된 기초단체장 자격심사 탈락 후보의 발표시점을 놓고 고심중이다.
여야는 와중에 지방선거 출마자나 소속 의원들의 부적절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을 부를 수 있다는 판단속에 돌출행동을 단속하는 데 부심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종시장 후보인 유한식 현 시장의 '폭탄주 술자리' 참석 파문과 한기호 최고위원의 페이스북 글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실종자 가족과 국민에게 불쾌감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행여나 음주, 오락 등 부적절한 행위가 적발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내 대책위원회 명의로 주말부터 소속 의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해받을 일이나 행동을 자제해 달라. 물의를 일으키는 그 어떤 일도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 한다"라고 신중을 당부했다.
보좌진에도 문자를 돌려 "지금은 구조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며 사고 관련 기관에 대한 자료요구를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김순기·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