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구조작업에 참여 중인 잠수사들이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잠수사들은 제주해경 경비함 3012호에서 머물며 엿새째 생존자 수색과 시신 수습을 하고 있다. 식사와 샤워 등 모든 것은 경비함에서 해결한다. 사고 초기에는 한 번 구조작업에 투입되면 12시간씩 바다에 머물러야 해 뭍에 나오면 녹초가 됐다.
부식이 공급되기 전인 사고 발생 사흘째까지는 끼니를 거르며 구조 작업을 벌였다. 당시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생존자 구조 작업을 서두르느라 민관군 모두 부식 공급이 어려웠다.
사흘 전부터는 여건이 개선돼 부식이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만, 작업 시간이 길다 보니 좁은 경비함에서 허겁지겁 먹는 게 전부다.
잠수사들은 구조협회로부터 단팥빵이나 바나나, 초코파이 등 간단하면서도 열량이 높은 간편식을 공급받아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 잠수사가 차가운 바닷바람, 잦은 수색작업으로 감기 몸살에 시달리고 있다.
잠수사 김모(42)씨는 "감기에 걸렸지만 아직 바다 속에 있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약조차 먹기가 미안하다"면서 "기적이 일어나도록 수색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생색내기식' 현장 방문에 열을 올렸던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에 비교하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이들은 '바다의 작은 영웅들'이다.
잠수사들에게 지원품을 전달하는 백모(50)씨는 "잠수사들이 대부분 탈진 직전 상태라는 말을 들어서 고단백질 음식인 전복죽을 보내려 했지만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밥도 못 먹고 우리만 바라보는데 먹을 마음이 안 생긴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