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이 하는 일이 도대체 뭔가, 우리 아이가 왜 4번이나 병원을 옮겨다녀야 하나."

세월호 침몰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김모양은 죽어서도 편하게 쉬지 못했다.

지난 20일 오후 9시께 김 양이 인양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아버지 김모씨는 목포중앙병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1시간여를 헤매도 딸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다급한 마음에 그 자리에 있던 교육청 직원에게 딸의 소재를 묻자, "벌써 기독병원으로 옮겼다"는 설명만 했다. 급하게 택시를 타고 기독병원으로 가, 딸의 시신을 확인한 김씨는 기독병원에 있던 교육청 직원에게 장례식장을 물었다.

직원은 "안산 A병원에 예약을 해뒀다"고 말했고, 불안한 마음에 김씨는 3차례나 예약 여부를 직원에게 확인했다.

그렇게 확답을 받은 뒤 딸의 시신을 데리고 5시간여를 넘게 달려 다음날인 21일 새벽2시께 A병원에 도착했지만, 자리가 없다는 황당한 소식만 들었다. 화가 나, A병원에 있던 직원에게 따졌지만 "지금은 자리가 없으니, 여기서 장례를 치르고 싶으면 새벽 6시까지 기다리라"는 어이없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무책임한 사고대응도 모자라, 무성의한 직원의 태도에 충격을 받은 김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결국 김양은 1시간을 더 기다려, 인근의 다른 병원으로 운구됐다.

안산시내 장례식장 부족 문제가 결국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안산으로 이송되는 사망자들의 시신이 늘어나고 있지만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곳은 턱없이 부족해 유족들이 고인을 모시고 장례식장을 찾아 헤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

더구나 사망자들의 안정적인 장례를 책임지겠다던 경기도교육청의 안일한 태도까지 더해져 유족들의 분노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21일 오전 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안산시내에 시신을 보관할 수 있는 장례식장 내 안치소는 105소지만, 이 중 절반가량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 20일 밤부터 21일 아침 사이에도 10여구의 시신이 안산으로 운구되고 있고, 학생 유족들은 안산에서 장례를 치르고 싶어한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인근 지역에 장례식장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유가족이 원하는 곳이 따로 있지 않은 이상, 교육청 직원들이 목포에서 안산으로 올때 미리 장례식장을 예약해두기 때문에 절대 직원의 실수로 장례식장이 번복되거나 할 일은 없다"고 발뺌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