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식당 진입로를 확보한 가운데 선체 3∼4층에 대한 집중적인 수색 및 구조활동을 벌였다.

구조팀은 잠수사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설치하는데 성공, 수중 투입 인원을 늘려 정조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선체 진입을 시도하면서 선내 3~4층에서 다수의 시신을 한꺼번에 수습했다.

민·관·군 특별구조팀은 21일 오후 4층 선미 부분 3개 객실에서 시신 13구, 3층 라운지에서 10구를 발견해 수습했다. 이 가운데는 외국인 시신 3구(1구는 추정)도 포함됐다.

구조팀은 미리 확보한 식장 진입로를 통해 이날 상당수의 실종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월호 선내 3~4층에 지속적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날 하루에만 28구의 시신이 수습돼 사망자는 모두 87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는215명이다.

시신 발견 소식이 전해지자 수십명의 실종자 가족이 모여들었고, 사망자 신원발표와 인상착의 설명에 숨소리마저 죽이던 유족은 해경의 사망자 인상착의 설명에 차례로 주저앉아 오열했다.

이날 구조팀은 해경함정 90척, 해군함정 32척, 민간어선 90척과 헬기 34대, 잠수사 등 구조대원 556명을 동원해 수색 구조작업을 벌였다.

▲ 세월호 식당 진입로 확보, 선체 3∼4층 집중 수색.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엿새째인 21일 밤 시신확인소가 마련된 전남 진도 팽목항으로 사고해역에서 인양된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 진도/임열수기자

현재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은 조류가 가장 느려지고 수위도 낮은 '소조기'를 맞아 파고나 시정이 양호한 편이다. 
 
날이 저물자 구조팀은 조명탄 896발, 채낚기 어선을 동원에 해상을 밝히고 야간수색에 돌입했다. 잠수사들을 인도하는 가이드라인 5개를 이용해 밤에도 선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중국, 네덜란드, 일본 등 장비와 전문가들의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emotely-Operated Vehicle·ROV) 2대와 운용 인력이 전날 오후 사고 해역에 도착해 수중 탐색에 투입됐다.

이날 오후에는 네덜란드 수상 구난 전문업체인 SMT사의 전문가 3명이 구난 활동에 투입됐다. 해경은 세월호를 설계·건조한 일본 관계자들에게 사고 수습을 위해 현지로 와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에는 바지선 2척과 유압 기중기(크레인) 2대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선(先) 구조, 후(後) 인양'을 당국에 요구했다. 정부 측도 실종자 가족의 동의 없이는 선체를 인양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러나 선체 인양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실종자 가족의 요구 직후 빠른 인양작업에 착수하기 위해 인양방법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조류 등을 고려해 23~24일까지 구조작업을 마쳐달라고 요청했다.

2010년 천안함 사건에서는 발생 1주일된 시점에서 가족이 구조·수색 중단을 요청했고 그 이튿날 선체 인양 작업이 시작됐다.

한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21일 세월호 항해사 3명과 기관장에 대해 유기치사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날 새벽 체포해 추가 조사를 벌인 1등 항해사 강모(42)·신모(34)씨, 2등 항해사 김모(47)씨, 기관장 박모(54)씨 등 모두 4명에 대해 이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은 기관사가 모텔에서 자살을 기도한 사건도 발생했으나 기관사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잠수사를 자처하며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해경이 민간 잠수사들의 구조활동을 막았다"고 주장한 홍모씨는 경찰에 체포됐다.